바이든 뉴스

요즘 신문에서 바이든 뉴스 읽는 게 꽤 즐겁다. 좋은 내용이어서. 신문에 좋은 내용은 보통 잘 안 실리니까. 바이든이 심지 굳고 철학 뚜렷하고 실행도 팍팍 하는 것도 좋고 그 방향도 마음에 든다. 바이든이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한 대책이 코로나19관련 대책들이고,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장이 종합적인 검토를 맡았다는데, 앤서니 왈 “우리는 과학과 진실에 근거해 얘기하고 있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에) 해방감을 느낀다” 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파우치의 이름을 처음 본 것은 그가 트럼프와 충돌하던 때의 기사에서다. 트럼프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믿지 않았고, 과학적인 근거를 검토해보지도 않고 가짜뉴스 취급하기 일쑤였으니 파우치 입장에선 얼마나 팔짝 뛰고 환장할 일이었겠나 싶어서 저 멘트 보자마자 웃었다. 과학에 근거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 라니 그 아래 깔린 속터짐과 지금의 후련함이 바다 건너 날아오는 것 같아.

바이든 정부가 벌써 행정조치들을 28건이나 처리 중인데, 그 중 이민법에서 이민자를 지칭하는 용어를 alien에서 noncitizen으로 바꾸는 것이 있다. 이거 보자마자 그럼 그동안 이민자/외국인/비시민권자를 에일리언이라고 불렀어???????? 물론 외국인이라는 뜻도 있지만 겁나 선긋는 표현인데다 에일리언은... 에이 그래도 설마 우리가 아는 그 외계인 뉘앙스랑은 다르겠지...라고도 생각해봤으나 미국 이민범죄 신고센터에 외계인을 생포했다느니 하는 장난전화가 빗발쳤다는 걸로 보면 ‘에일리언’ 이라는 용어에 대한 그쪽 인식도 별반 다르진 않나보다. 이걸 noncitizen으로 바꾸면서 ‘미국이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사실을 재인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인의 나라가 아니고 이민자들의 나라랍니다. 정체성부터 확실하게 찍고 가는 거 좋다.

또 학교/의료기관/직장에 성정체성,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했고. 트럼프가 승인한 환경조치 100여가지를 뒤집었고. (그러나 트럼프가 한 환경규제 완화는 200여가지) 저소득 식비지원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최저임금을 만6천원으로 인상하는 안도 추진할 거라고 한다.

이런 뉴스는 읽는 동안 내내 신남.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서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미국 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을 물었더니 ‘뉴딜 스타일의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제적 불평등과 불안 해소, 인종적 극단주의 배격, 전국적인 시민소통위원회 가동’ 등의 해법이 나왔다고 한다. 하긴 이제 트럼프 겪을 만큼 겪고 그의 지지 동력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분석 끝났는데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더 이상 트럼프 지지자들을 무식하다거나 보수적이라거나 차별적이라고 비난하는 데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다행히 바이든이 보이는 방향은 꽤 적합해보인다. 비백인을 대거 장관급으로 기용하고 백인우월주의에 단호하지만, 백인 저학력 노동자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적 불안을 해소하려는 방향도 잡고 있다.

지도자가 그런 의지를 또렷하게 가지고 있어도 실제로 그게 잘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그래도! 지도자가 그 뜻을 명확하게 내보이고 방향을 제시하고 다들 그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합의도 논의도 더 잘 되고, 그 방향을 거스르는 움직임을 제지하기도 쉽다. 지도자는 그러라고 있는 거지. 트럼프 나가고 바이든 들어온 것만으로도 미국 정치에서 ‘과학’의 입지가 확 살아났고, 앞으로의 토론에서 공직자가 직접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식의 일들은 줄어들 것이다. 진전이 더디냐 원활하냐의 차이가 있어도 일단 방향이 잡히는 게 중요하다.


* 기사 링크는 생략했고, 모두 21~23일자 경향신문/한국일보 보다가 본 기사들입니다.

덧글

  • wafe 2021/01/24 21:53 # 답글

    트럼프보다 확실히 기대가 됩니다 :) 우리나라한테 좋은지 나쁜지는 솔직히 전문가들도 모를 것 같지만... 기후위기에는 좋기를 바라면서요 ㅠㅠ
    바이든 흑역사도 많다고 어쩌고 하는 풍문도 있던데.. 히요님께서 좀 글로 써 주시면 더 재미있으려나... 하는 음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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