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단상 Real Situation

학원 여고반 애들이 수업 중에 화장 고치고 머리 롤 말고 틴트 새로 바르고 머리를 빗고 거울을 보고 … 이러는 문제에 대해 어찌 지도할까 고민을 한동안 했었다. 그리고 몇 주 지난 결과 자연적으로 해결돼 버렸다. 애들도 학원에 들어오고 두세달이 지나니 꾸미는 것도 귀찮은지 화장이 옅어지거나 생얼로 오는 일이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꾸미고 와도 그냥 꾸민 채로 있는 거지 수업 중에 부스럭거리며 단장하는 행동도 확 줄었다. 그런 고로 내가 뭐라고 말할 필요도 없이 수업 중에 문제될 상황이 없어졌다.

고민했던 건, "화장을 하지 마라"가 아니라 "수업 중에 화장 고치는 행동을 하지 마라"를 정확히 전달할 방법을 찾느라 그런 거였다. 그건 수업 중 딴짓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얘긴데, 내가 화장하지 않는 사람이다보니 혹시 그게 화장 자체에 대해 문제삼는 걸로 여겨질까봐.

아즈에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회사 다니는 성인들도 화장을 하긴 하지만 업무 중에 내내 고치고 있지는 않듯이, 화장을 하는 것과 수업 중에 내내 손보는 것의 차이 정도는 애들도 오해없이 알아듣겠지? 하고. 아즈는 그렇겠지, 하고 대답하더니 굉장히 미묘한 표정으로 얘기해주었다. 지금 입사한 회사 여자동기들은 업무시간이나 교육시간 중에도 내내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손보고 눈썹을 올린다고. 웽? 이게 뭔 소리인가. 보는 상사가 없냐고 했더니 교육하는 강사가 당연히 보고 있고 상사가 언제든 드나드는데도 쉬는 시간이 아닌데도 그런다고 한다. 마치 고교시절 반 여학생들이 수업중에 내내 화장하던 거랑 전혀 다르지 않더라고. 동기들의 나잇대는 20대 후반에서 서른.

일전에 커뮤니티 게시물에서 여고 거울 옆 벽의 상태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절대 저렇지 않다는 댓글과 우리 학교도 저렇다는 댓글들을 보니 그런 학교도 있고 아닌 학교도 있는 모양이지만, 거울 옆엔 틴트와 비비를 바르고 손에 묻은 것을 벽에 대충 문질러 바른 자국으로 가득했다. 굉장하구나 하고 잊고 있었는데, 어제 처음으로 학원 여자 화장실 거울 옆에 바로 그런 자국이 두어 개 생긴 것을 보았다. 경악. 옆자리 선생님께 사태를 알렸더니 직접 얘기하겠다고 하셨다. 역시 화장 안 하는 사람이 말하는 것보다 화장 하는 사람이 말해야 잘 먹히니까. 벽에 문질러 닦는 것도 몰상식한 행동이지만, 드러운 화장실 벽을 손가락으로 문지른 게 본인 손 위생에도 나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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