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2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결과가 아니다. 사회경제적 곤란에 의해 꺾인 욕망인 경우도 많다. 주변 지인들만 살펴봐도, 아이 맡기거나 키우기 조금만 더 괜찮았다면, 여성의 휴직과 복직이 좀 더 안정적이었다면, 적당한 주거지 구하기가 좀 더 나았다면,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이렇게 지나치게 경직되고 치열하지만 않았더라면, 노후보장이 조금만 더 안정적이었다면 – 자기도 낳았을 거라는, 또는 둘째 셋째를 더 낳았을 거라는 사람들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낳아 키울 엄두가 안 나서 포기한 사람들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뉴스를 뒤져도 그런 종류의 인터뷰는 숱하게 찾을 수 있다. 비혼으로 살거나 무자녀로 사는 것이 선택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것은 맞지만, 모든 비혼과 모든 무자녀 부부가 그 상태를 완전히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선택은 자발적으로 선택한 사람만 존중받으면 된다. 외부 환경에 의해 포기한 것에 가까운 사람에게는 외부 환경이 개선되는 변화가 필요하다. 차우셰스쿠가 아닌 민주국가의 저출산 정책은 이쪽 방향에서 접근하면 되고, 크게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하고 있는 방식도 맞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있는 계층에게 결혼, 주거, 출산, 육아, 교육에 대해 각 과정마다 지원을 하려고 하고, 육아휴직과 복직을 보장해주고, 아이돌봄을 확보해주려고 하는 방향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제발 꼰대들이 입만 다물면 된다. 낳으라고 나불거리는 거. 그 나불거림만 없으면 출산을 압박으로 느끼는 문제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저출산 정책은 인구변동을 막을 수 없고, 인구변동을 막을 수 없어도 저출산 정책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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