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 자유화 Real Situation

오늘자 기사 발췌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 시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두발과 관련 "학생들의 두발 길이를 100%완전 자율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27일 '서울 학생 두발자유화' 선언에서 "'두발 상태(염색, 파마 등)'에 대해서도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긍정적 권유를 하고,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육감은 "그동안 학생들로부터 두발과 복장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요구와 민원이 많았다"며 "'편안한 교복'도 지금 진행되는 시민공론화 과정을 올해 마무리되면 2019년 상반기에 학교단위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두발 길이를 자유화한 학교가 서울 전체 중·고의 84%에 달하고 있다. 이에 두발 자유화는 학생인권조례에 명시돼 있어 두발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결정권의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본적 권리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발자유화' 수준을 한 단계 심화시키는 차원에서 '두발 길이'와 '두발 상태(염색, 파마 등)'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두발 자유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이제 '두발 길이'는 완전 학생자율로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제안에 대해 현장에서는 갑론을박, 찬반논쟁이 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메인은 두발길이 100% 자유화고, 두발상태(염색, 파마)는 각 학교 자율이지만 호응해달라, 라는 얘기.

여학생 두발 길이에 대해서라면 현재 한국 사회도 단속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다만 요즘 애들 해다니는 스타일은 귀신같다고 싫어하는 사람은 많겠지. 길이는 자유인데 묶어 다녀라! 라는 정도가 지금 한국 분위기 아닐까? 단 남자 두발 길이라면 아마 대한민국의 대다수가 규정 없이도 '남자는 머리를 많이 기르면 안된다' 라는 강력한 관습을 관철시킬 것이다. 단발은 커녕 약간만 더벅해도 자르라고 주변 모든 사람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까지 압박당할 테니까. 아직 한국 사회는 '남자도 머리를 길러도 된다'고 받아들이는 사회가 아니다. 남자 머리가 짧아야 되는 이유나 근거 없이도, 그냥 강력하게 그렇게 믿고 압박하면 스트레스 때문에라도 못 기른다.

파마나 염색에 대해서는 내가 보고 겪은 범위에서 판단하건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이걸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을 것 같다. 논리적으로야 두발을 자르든 기르든 풀든 묶든 볶든 색을 입히든 그 개인의 자유여야 한다. 여기에는 아무런 논리적 이견이 있기가 어렵다. 문제는 문화나 관습은 논리만으로 판가름나지 않는다는 거지. 남자 머리가 짧아야 하고 여자는 스포츠머리하면 안되는 게 논리적 근거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남자가 치마 입으면 욕 먹는 게 어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닌 것처럼.

규정이 문제가 아니라 관습이, 사람들을 여전히 문화적으로 통용되는 머리만 하도록 가둬놓을 것이다. 대학생 이상의 모든 연령대가 비슷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는 이유는 규정 때문이 아니라 관습 때문이니까. 내가 새빨간 염색을 못 하는 건 직장 때문이고, 아즈가 치렁치렁한 긴 머리를 못하는 건 가족, 친지, 친구 및 불특정 다수와 직장 때문이듯이.

그래도 학교가 규정으로 제재하지 않는다는 건 좋은 변화다. 크게 튀지 않는 염색과 웨이브 넣는 펌 정도는 이미 널리 하고 있고 별 지장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다. 관습에 물든 사람이 아무리 압박을 주어도 기어이 관습과 다른 머리스타일을 하고야 마는 사람들이 있듯이, 학생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은 많이 튀더라도 원하는 걸 시도할 것이다.

두발길이, 파마, 염색 자유화를 하면 학생들은 다 좋아할 것 같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10대들 중에서도 의외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아주 많다. 자기가 듣고 보고 자라온 아주 작은 세계의 문화와 관습이 곧 진리라고 믿는 우물안 개구리들도 아주아주 많다. 남자가 머리를 기르면 변태고, 여자가 노란머리 숏컷 하고 있으면 날라리일 것 같고, 청순하고 착한 애라면 까만 긴머리나 까만 단발을 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이미지'에 대한 맹신이 있다. 그리고 어른과 사회가 원하는 이미지를 차용함으로써 호의를 받으려는 10대들도 많다. 어른들 눈에 불량하게 보이지 않을 스타일을 스스로 추구하는 것이다. 그게 유리한 점이 있으니까. 그런 학생들은 하나같이, 그런 '학생다운' 모습이 올바른 것이며 저런(염색, 파마 등) 것은 불량한 애들이나 하는 짓이라고들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게 자기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래들 마저도 그런 와중에 남들과 다른 튀는 머리를 하려면 남들에게 이미지가 안좋게 박힐 각오를 해야 하고, 불필요한 잔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 모든게 귀찮아서 그냥 관습적으로 허용되는 머리를 택하기도 할 것이다.

저 조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다들 모여서 '개인의 선택 문제'임을 강조하고 거기서는 반대의견이 나오면 묵사발이 된다.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말세로 간다, 방종을 조장한다, 위화감을 조장한다, 통제를 더 어렵게 한다, 일선 교사의 고충은 더 심해질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핑크파마머리를 하고 학교 가는 꼬라지에 찬성하겠냐 하면서 똘똘 뭉쳐 반대하고 있다.

나야 당연히 두발규제를 모두 폐지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기는 한데, 그렇게 되면 교사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학부모들은 절대다수가 그걸 반대할 거거든. 교사들과 자녀를 직접 들들 볶지 않을까? 그리고 난 20대 이후의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제발 두발에 대한 문화적 압력도 좀 풀렸으면 좋겠다. 모두들 당장 상견례 가도 될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살아야 되는 건 아닐텐데. 그런데도 복장불량, 두발불량으로 인식하는 기준이 너무 빡빡하다. 그것에 대해 부리는 오지랖 수준도 너무 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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