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다이어트 책 관련

«구석기 다이어트» (로렌 코데인)라는 책을 읽는 중. 전에 읽은 거였나 잠깐 헷갈렸지만 아닌 거 같아서. 어차피 다 아는 내용이라 겁나 빨리 읽힌다. «다이어트 진화론»에서도 나왔던 거고 «잡식동물의 딜레마»에도 나왔던 거고 수피님 블로그에서도 종종 나오는 얘기들이고 그것만이 아니라 각종 영양소들이 신체에서 어떤 화학적 작용을 하는가를 다루는 거의 모든 책들이 요즘은 같은 얘기를 한다. 그러고보니 어제 끝낸 «사피엔스»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지. 인간의 유전자는 구석기시대에 진화해 그대로 지금까지 거의 변화가 없고, 인간에게 맞는 식생은 구석기 때 먹고 살았던 종류다. 구석기 식단이라고 하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생식이나 채식이냐는 건데 그때도 불에 익혀 먹었으니 생식은 아니고^^; 구석기 인류는 가는 곳마다 대형동물들을 멸종시켜온 역사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육식 오지게 했다. 구석기 식단과 현대 식단의 가장 큰 차이는 당연히 그 사이에 존재했던 대사건, 농업혁명이다. 즉 육류와 비전분질 채소 및 과일 위주의 식단이냐 곡류와 전분질(감자 등) 위주의 식단이냐의 차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설탕, 소금, 기름 등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쓰고, 닭이나 소도 방사/목초사육 안하고 사료를 먹여 키우다보니 지방구성이 방사/목초로 키운 고기들보다 지방 구성이 좋지 않다. 가공식품에는 더더욱 지방, 소금, 설탕 등이 더 많이 들어가고. 그리고 현대인들은 유제품도 많이 먹는데 유제품 역시 구석기 식단엔 없던 것이다. 다른 책들이 "왜 구석기 식단이 신체에 알맞는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면 이 책은 "구석기 식단의 식품들과 현대 식단의 식품들이 각각 신체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구구절절 자세하게 써놨다. 무엇이 산성식품이고 무엇이 알칼리성식품인지, 현대식단이 왜 산성식품으로 치우쳐 있으며 그것이 몸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이런 거. 또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소모하더라도 단백질은 대사과정에서 열이 세 배 더 많이 나기 때문에 탄수화물/지방이 아닌 단백질로 섭취하면 살이 덜찌거나 빠진다는 거. 같은 양을 먹더라도 전분질 탄수화물들이나 설탕 과당 등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은 혈당을 빠르게 높여서 인슐린 분비를 과하게 자극하고, 인슐린이 과하게 분비되어 혈당치를 떨어뜨리면 빠르게 저혈당에 이르는 바람에 다시 공복감(가짜 공복감)을 불러오며 이 과정에서 비만 및 인슐린 내성 문제를 일으킨다는 거. 그리고 충치를 일으키는 균이 산성과 당이 있는 환경을 좋아해서 현대 식단이 충치에 약하다는 거. 현대 식단의 곡류 위주 구성이 어떻게 비타민 및 각종 영양소가 모자라는 상태인지, 고기/채소/과일 위주의 섭취가 어째서 더 나은 영양상태를 보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주 자세히 나와있다. 내가 그 화학적 과정을 다 외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저자가 먹으란 것 (살코기-가급적 방사/목초, 어류, 해산물, 과일, 야채-비전분질, 견과류, 달걀은 하루 하나) 과 먹지 말란 것 (곡류, 전분질 탄수화물, 유제품, 콩류, 가공식품, 통조림류, 달고 짜고 기름진 것들 등등) 만 잘 기억해 놓으면서 읽고 있다. 사실 나는 이미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읽었던 시절부터 거의 구석기 식단형으로 먹고 살고 있었고, 단거 짠거 매운거 안 먹지 기름진 거 안 좋아하지 빵 안 먹어 밀가루 음식도 별로고 이제 면류도 잘 안 먹는데다가 최근엔 쌀밥조차 양적으로 아주 조금만 먹는다. 많이 먹는 건 오로지 버섯 야채 과일 해산물과 고기류.... 그것도 거의 양념 안 된 걸로만. 음료수는 페퍼민트와 캐모마일,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옥수수수염차, 보리차와 물만 마신다. 모든 음료 및 드레싱마다 액상과당이 들었는지 확인하고 들었으면 안 먹음. 몸에 안 좋아서나 살쪄서를 떠나서 그런 건 다 내가 싫어할 만큼 달다. 먹었는데 입에 단맛 남는 거 질색. 내 식단과 비교해가며 읽고 있자니 나는 이미 거의 구석기 식단을 2/3 이상 따르는 혼합식을 하는 셈인데, 단 하나 헷갈리는 건 오메가-3 지방산 섭취. 이건 신경쓰자니 귀찮고 그냥 좋은 식재료를 구석기식단 위주로 먹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애초에 한국 마트에서 방사한 닭, 목초비육 소고기를 사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 책에선 야생동물고기를 배달시킬 수 있다는데 그건 미국이구요...!!

구석기 식단 - 살코기 어류 해산물 채소 과일 - 으로 먹고 살면 포만감 있게 하루 세끼 먹고 살아도 현대식(곡류 위주에 고지방 고전분질 가타등등)에 비해 살 안 찐다. 근데 나는 저런 식단을 하고도 하루 천칼로리 정도만 한 끼 반에 걸쳐서 먹고 말았으니 13일만에 3.5kg이 빠지지. 지금은 더 빠지면 안 되겠고 유지해야 하는 단계라서 지난 2주보다는 약간 더 먹고 있다. 버섯과 각종 야채, 나물, 소고기가 든 비빔밥을 밥양 줄이고 먹었고, 치킨샐러드를 곁들이되 드레싱 보니 또 다 액상과당 설탕 들었대서 드레싱은 그냥 버리고 먹었다. 아침에는 사과와 키위. 그리고 돈까스. 돈까스는 구석기 식단이 물론 아니지만 (구석기 식단은 조리법도 볶기 굽기 찌기 삶기로 추천) 구석기 다이어트는 엄격하지 않다. 일상의 식단이어야 하기에 아무 거나 먹는 날도 있어야 된다고 하고 ㅎㅎㅎ 현대생활 구조상 구석기 식단 음식을 구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 그래서 아닌 걸 먹을 땐 양을 줄여 먹는 것만 신경쓰라고 한다. 300여 쪽 짜리 책인데 현재 215쪽. 생화학적 설명은 이미 할만큼 다 한 것 같고 이 뒤에는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구할 수 있는 식품들로 어떻게 구성하면 까다롭지 않게 구석기 식단들을 준비할 수 있는지 안내하려는 모양이다. 레시피와 식단표를 실어놨다고 함 ㅎㅎㅎ

덧글

  • 잔망스러운 아이스크림 2018/09/06 16:51 # 답글

    와 어떻게 저렇게 먹고 살 수가 있죠?ㅋㅋㅋ따라해보고싶은데 진짜 식탐이 없는 사람만이 가능한 식단이네요. 결국 다시 태어나야 가능할 것만 같은ㅋ큐ㅠㅠ
  • 히요 2018/09/06 17:38 #

    아니? ㅎㅎㅎ 맛있답니다. 연어구이와 삶은 새우, 골드키위와 아오리 사과로 시작하는 아침식사는 근사해요!
  • 잔망스러운 아이스크림 2018/09/11 13:46 #

    앗 그렇게 말씀하시니 아침식사로는 진짜 괜찮은 거 같아요~ 근사한 브런치 메뉴네요!:)근데 점심과 저녁은 쉽지 않을 거 같아요ㅠㅠ 더구나 전 건강에 안좋은거 알면서도 맵고 짠 걸 너무 좋아해요... 특히 매운 음식 없이는 못살아요....ㅜㅜ
  • 2018/09/07 10:4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07 16: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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