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날개 히요Heeyo

heeyo.egloos.com

독서록 19 공지사항 방명록



무화과 나무와 말벌에 관한 의문

오늘 신기한 걸 알게 됐는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 혹시나 이에 대해 아시는 분이 설명을 해주시면 대환영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의문이 가시지 않아 기록을 남김.

무화과 열매는 사실 열매가 아니라 안쪽에 꽃이 모여있고 꽃받침이 겉을 감싼 덩어리다. 이건 다들 알지. 꽃이 안쪽에 모여 있으니 그럼 수분을 어떻게 하느냐? 무화과 아래에 작은 구멍이 있고, 이 구멍으로 통과할 수 있는 무화과 말벌이 있다. (이것도 무화과 종류마다 통과할 수 있는 말벌의 종류가 정해져 있다.)

이 허핑턴 포스트의 글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무화과가 암꽃이고, 말벌이 들어가서 산란하는 무화과는 수꽃이다. 들어가면서 날개가 부러지므로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 그리고 수컷은 날개가 없다.

여기까지의 정보만으로도 이 말벌의 생애주기는 이미 정해졌다. 수꽃에서 태어나서 암컷만 날아서 다른 수꽃으로 이동해 산란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산란하면 더이상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한다. 그럼 이상하잖아?

수꽃에서 태어나 수꽃가루를 묻힌 암컷말벌이 다른 수꽃으로 이동해 봤자 수분이 안되지 않나? 암꽃으로 가야 수분이 되지. 수꽃에서 태어나 수꽃으로 이동해 산란하는 이 말벌의 생애주기에는 '무화과의 수분' 이라는 무화과 식물의 이익이 전혀 필요가 없다. 공생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말벌이 무화과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수꽃에서 태어나 수꽃가루를 묻히고 있는 암컷말벌이 '암꽃'으로 들어가야 수분이 이뤄질 것이다. 실수로 암컷말벌이 암꽃으로 들어가면 날개가 부러지니 나올 수도 없으면서, 저 글에 따르면 암꽃에는 공간이 없어서 생식을 못한다. "안타깝지만 말벌이 무화과 안에 들어가야 우리가 무화과를 먹을 수 있다." 라고 하는 걸로 보아서, 무화과가 수분이라는 이득을 얻는 것은 '암컷말벌이 암꽃으로 잘못 들어와 생식에 실패하고 죽는 경우' 에 한정된다.

....?! 즉 말벌은 제대로 생식할 경우 무화과의 수분을 돕지 않고, 무화과가 제대로 수분을 할 경우 말벌은 생식에 실패한다. 그럼 적당히 제대로 생식하고 적당히 잘못 들어가므로, 잘못 들어갔을 때 무화과 나무는 수분에 성공하는 시스템? 이런 것도 공생이라고 하나 (...) 전체로 보면 공생이지만....

이래도 뭔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남는다. 이 글. 말벌 중에서 주머니에 꽃가루를 직접 모아서 가는 적극형이 있고, 그냥 묻혀서 가는 수동형이 있는데, 그 각각과 공생하는 무화과 나무의 반응이 다르다. 수동형과 공생하는 무화과나무는 꽃가루 없이 오는 말벌에게도 딱히 반응이 없지만, 적극형과 공생하는 무화과나무의 경우엔 -> "때때로 나무들은 어린 말벌새끼가 성충이 되기 전 수분이 되지 않은 열매를 떨어뜨려 새끼들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고 되어있거든. 그런데 새끼를 칠려면 그곳은 수꽃이어야 하는데, 수꽃에서 태어나 수꽃으로 온 말벌이 꽃가루를 가지고 온들 어떻게 수분이 되나요....? 암꽃으로 들어가야 수분이 되지. 근데 암꽃으로 들어가면 번식이 안되지.... 그럼 수꽃에서 수꽃으로 온 말벌은 백퍼센트 수분을 못 시키는데, 저 연구에선 수분을 못 시킨 경우엔 과실째 떨궈서 응징한다고 나오잖아. 그럼 챙겨와서 수분시키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거고, 수꽃->수꽃 이동이 아니라는 건가?

....무화과에 대한 신뢰할만한 글 자체가 몇 개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이 의문이 해결이 안 된다. 수꽃->수꽃 이동이어야만 생식이 되고, 수꽃->암꽃 이동하면 말벌생식에 실패하며, 수꽃->암꽃 이동이어야만 무화과수분에 성공하는 시스템인데, 어떻게 꽃가루를 안 챙겨와서 수분을 못 시킨 말벌의 새끼들이 든 과실을 떨굴 수 있는가? 뭐지 -_-).....

덧글

  • ㅇㅇㄹㅇ 2017/09/26 22:34 # 삭제 답글

    허핑턴의 글이 잘못되었거나 아니면 다른 종류의 무화과를 묘사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을것 같습니다. 무화과 안에 수꽃과 암꽃이 같이 들어있어서, 원래 암컷 말벌이 들어와 암꽃을 먼저 수정시켜 무화과 열매를 익게 만들면서 동시에 자기의 알도 낳고, 그 알들이 부화할때 쯤에야 수꽃이 꽃가루를 만들어낼 정도가 되어 암펄들에게 꽃가루를 묻혀가게 한다... 면 설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허핑턴 글이 좀 의아하네요, 확실히...
    출처: https://www.fs.fed.us/wildflowers/pollinators/pollinator-of-the-month/fig_wasp.shtml
  • 마가복음무화과 2019/05/20 00:52 # 삭제 답글

    마가복음에서 예수가 무화과 나무를 저주한 사건을 연구하다가 무화과에 관심이 있어 이 글을 보게 되었는데요
    무화과는 4월 초에 열리는 첫 무화과가 있고 5월 말에 열리는 늦 무화과가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의 글에 의하면 첫 무화과를 숫무화과 늦 무화과를 암무화과라고 표현한 것 같네요.
    결국 숫무화과에 들어가서 꽃가루를 묻히고 나온 말벌이 암무화과에 들어가서 수분시킨 무화과를 우리가 먹게 되는 것이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