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날개 히요He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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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26 Real Situation

사실인지 드립인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교사가 국없이 밥못먹는다는 남학생 손들라고 하고는, 여학생들에게 얘네들 잘보라고, 결혼하면 아침마다 국 내놓으라고 지랄할 애들이라고 했다며, 샘 말씀이 명언이라고 하는 트윗을 봤다.

총체적 난국이다. 국 없이 밥 못 먹는 사람이 남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국 없이 밥 못 먹는 식습관 자체가 틀려먹은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아내에게 국을 만드는 요리노동을 강제하는 행위가 잘못되었을 뿐이다. 심지어 아내가 요리 전담이라는 건 현재 주류일지언정 사회적 성역할 규정에 불과하다. 아내는 반드시 요리를 전담해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런 관점을 다 뭉개버리고, 국 없이 밥 못먹는 남자는 매일 아침 아내에게 국 내놓으라 지랄할 애들이니 걸러라 따위로 가르치는 게 교사고, 그걸 또 듣고 명언이라고 감탄하고 있다 -_-)....

나는 여자라는 성별을 싸잡아 욕하는 걸 봐온 세월만큼 어느 한 성별을 싸잡아 욕하는 걸 싫어한다. 여자를 싸잡아 욕하는 건 나쁘지만 남자를 싸잡아 욕하는 건 괜찮다는 지능없어보이는 주장에는 동의한 적도 없다. 문제가 되는 건, '요리를 맡지 않고 하지 않는 배우자가 상대편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 일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에서는 성별과 소재 면에서 아주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 국 없이 밥 못 먹는 남자가 그래서 자기가 국을 늘 끓여놓는 경우도 있고, 집안일 분담을 합리적으로 해놓고 요리를 맡은 여자가 자기 입맛대로만 요리하고 상대방 입맛을 무시한 채 그냥 먹을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요리가지고 아내 들볶는 남편을 포함하여 이 모든 상황에서 문제는 배우자간 일방적 강요이지, 성별이 아니다.

자신이 요리를 전담할 것 같다면, 사귀는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면, 요리 문제로 아침밥은 꼭 하라느니 국은 꼭 내놓으라느니 강요할 것인가를 미리 대화해보고 사람 됨됨이를 확인해보는 게 좋은 건 맞다. 그리고 그건 요리만이 아니라 배우자간에 결정해야 할 생활의 모든 면에서, 자기 고집을 상대에게 우기지 않는 사람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래 물론 현실에선 이렇게 구분하는 사람이 드물테니 그냥 국 없인 밥 못 먹는다는 남자는 지랄할 놈이니 걸러라 따위의 말이 조언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대신 그런 논리를 쓸 사람은 ~~한 여자는 ~~하며 지랄할 년이니 걸러라, 라는 조언에 대해서 모순된 태도를 보이면 안되지. 그래 물론 현실에는 자신의 태도가 모순되었는가를 신경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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