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작동방식 책 관련

[ 하지만 자본주의의 모두스 오페란디는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되 너무 많이 주지 말고, 또한 받은 돈은 어떤 식으로든 다 쓰게 만들어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하고, 그럼으로써 남은 돈이 별로 없는 노동자들이 더욱더 월급에 목을 매도록 만드는 것, 그게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이다. 이 쳇바퀴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한 개인은 그냥 한평생 죽도록 바퀴를 돌리다 지쳐 쓰러지기 쉽다. ]
『돈을 배우다』 권오상, 242쪽.

모두스 오페란디 = 작동방식

덧글

  • 일화 2017/05/19 15:30 # 답글

    히요님께서 갈무리하는 글들에 반드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저런 반경제학적인 발언이 너무 창궐하는 듯 하여 반쯤 푸념삼아 댓글을 남겨 봅니다.
    자본주의가 개인들, 특히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인식이 주로 반시장주의 쪽 주장입니다만, 실제 모습은 그와 반대입니다.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강조하는 자본주의는 노동자가 월급에 목을 매고 모험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실패확률이 높은 모험을 하여 (무수한 실패를 수반하면서) 창조적인 개선을 이루어내는 것을 더욱 선호하고, 적어도 이를 간접적으로라도 지원할 수 있는 저축과 투자에 상당한 보상을 하는 반면, 정부는 개인들이 가급적 모험을 하지 말고 세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임금노동과 소비활동에 집중하기를 바라죠. 명확하게 언급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이웃집백만장자라는 책에 보면 세무소가 싫어하는 미국의 평균적인 백만장자들에 대한 실제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 히요 2017/05/19 17:18 #

    우선 저 발췌문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는 벌어들이는 돈을 불리려면 월급받는 자가 아니라 회사를 소유한 자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인이 개인보다 세금도 적고 책임도 유한하고 버는 돈이 증가할 가능성(불확실성이므로 잃을 가능성도 있지만)이 월급받는 상황보다 더 크기 때문에요. 그리고 개인이 월급받는 자로 남을 때 정년까지 간다 해도 그 이후의 시간이 길고 연금은 불충분하며, 정년까지 그 수입이 유지되리란 보장도 없다고 강조합니다.

    저 발췌문은 그 맥락에서, 월급 받아서 남는 것 없이 쓰며 생활하는 개인으로 남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셈이라, 말하자면 `회사를 보유하는 방향(사업을 하든 주주가 되든)으로 가라` 는 의미로 보입니다.

    월급으로 예상가능한 수입 이상을 벌려면 저자의 권고가 맞겠지요. 자산이 적거나 리스크 관리가 안 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모든 사람이 회사를 보유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없고 꼭 특정 개인이 그래야 될 필요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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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건강한 발전에는 창업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많이 들었습니다. 창업만이 아니라 각종 도전, 시도, 개선 등등. 그런데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소수의 성공아래 다수의 실패자가 생기기 마련이고, 경제적 실패에 대한 공포가 퍼지면 창업 및 도전을 안 하게 되지요. 그러면 창업과 도전으로 인한 경제적 활기까지 잃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즉 자본주의는 개인이 모험을 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말씀은 익히 들은 것이라 이해가 됩니다. 일화님 댓글에서 제가 가지는 의문은 `더욱 선호하고 보상한다` 는 서술의 주어가 `자본주의는` 이거든요.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인이든 회사 경영진이든 그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월급받고 생활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자기 직장의 사장/경영진이 사원들에게 모험을 권장하고 지원하려 한다고 느껴질 일은 없어 보입니다. 경영진이 자기 회사 R&D에 투자하고 회사의 앞날에 대한 도전적 선택을 하는 건 월급쟁이 개인의 무모한 도전하고 아무 상관없는 일일 테구요.

    그러니 직장인 한 명 한 명의 입장에서는 `자본주의가 우리 개인이 월급에 연연하기보다 도전하기를 원하고 지원한다` 고 느낄 일은 없지 않을까요?

    반대로, 자금적 여유가 있으면 부당한 노동조건 하에서 좀더 쉽게 사직하거나 이직고려를 할 수 있고 이걸 기업측에서 좋아할 이유는 없으니,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월급이 중요하고도 유일한 수단이 되어서 이걸 위해서라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선호할테고요.

    저 발췌문에는 정확히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얘기는 없고, 자본주의 회사는 직원이 월급을 받아 다 소비하고 다시 월급을 받아야만 하는 상태가 유지되도록 한다는 내용만 들어 있습니다. 이건 이 자체로 사실이 아닌지요. 직원이 소비자로서 소비하지 않기를 바라는 회사들도 없고, 넉넉하게 월급을 주려는 회사도 당연히 없고 (인건비는 줄일 수 있다면 줄이므로), 사원이 회사퇴직/이직할 여유를 갖기를 바라지 않는 것도 사실일테고요.

    번거롭지 않으시다면 이에 대해 의견을 더 듣고 싶습니다.
  • 일화 2017/05/19 18:16 #

    0. 먼저 진지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1. '자본주의가 선호하고 보상한다'라는 표현에 대한 의문은 납득이 됩니다만, 먼저 무생물의 의인화라는 표현의 기법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모험을 선호하고, 저축과 투자에 대해 보상을 한다는 이야기는, 개개인의 모험은 당사자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자본주의 = 시장경제(*) 전체로 보아서는 대체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과(이 부분은 이견이 없으신 듯 하니 그냥 넘어가고), 개인 입장에서는 소득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저축과 투자를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후자에 대해 좀더 부연하자면, 개별회사 입장에서 사원이 월급에 초연한 것 보다는 월급에 목을 매는 것이 대체로 유리하다는 말씀에는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만, 그게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거창한 것인지는 심히 의문입니다. 시장경제는 입장이 다른 개개인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것이고, 역으로 노동자는 자신들의 노동을 쉽게 대체하기 힘들게함으로써 회사가 노동자에게 목을 매게 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이런 서로의 입장차이에서 오는 대립은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자본주의에서는 당연한 것이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어느 일방이 유리한지 여부가 결정되죠.
    즉 회사 경영자, 거창하게 표현하면 자본가의 입장만이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이라고 말하려면 노동자의 입장은 무시되고 자본가의 입장만이 현실에 반영된다는 숨은 전제가 참이어야 하는데, 이는 입증된바 없는 일방적인 주장일뿐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직접 관련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뭔가 자본가를 위한 이념이나 제도라는 뉘앙스가 강한 듯 하고, 그 본질인 경제적 자유주의를 좀더 잘 반영하는 표현은 시장경제가 아닐까 합니다.
  • 보리차 2017/05/26 22:30 # 답글

    전후 맥락을 모른 채 읽은지라, 저 '쳇바퀴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한'이란 부분이 '짱돌을 들고 궐기해 자본주의를 부숴랏!'과 비슷한 의도인 줄 알았는데, 댓글을 읽고 나니 '세상 요렇게 돌아가니 사업을 해랏!'에 더 가까운 모양이군요. ^^
  • 히요 2017/05/26 22:49 #

    헐… 저는 책의 맥락을 따라가며 읽던 중이었으니 그렇게 읽힐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완전 떼어 놓고 다시 보니 그리 보일 법도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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