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날개 히요He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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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9 공지사항 방명록



이어서. 한윤형, 이택광. Real Situation

이 포스트에 이어집니다.

4. 한윤형님의 분석에 대하여.

이 글에 대해서입니다. 이택광님 글과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참 어렵게 되어 있는데, 몇 가지 필요하다 싶은 부분만 뽑아서 다룹니다. 문장을 그대로 뽑아온 것은 따옴표가 붙어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저의 요약입니다.


(1) 게시판 논쟁시절에는 여성논객은 성폭력의 대상이 되곤 했기 때문에 여성논객이 입지를 갖기 어려웠다. 반면 블로그에서는 자아정체성 확보가 더 쉽고 여성은 사생활 공개로 블로그 권력을 가질 수 있다.

여자블로거는 사생활(연애, 쇼핑, 취미, 일기, 잡담)만 올려도 방문자 확보 - 정체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그런데 왜 예를 굳이 섹스칼럼니스트를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생활을 블로그 컨텐츠로 담아내는 여성블로거들' 이라고 칭해야 말하고자 하는 논점에는 훨씬 더 잘 부합될 것 같습니다.

블로그 권력은 별 것 아닙니다. 자신의 블로그가 있고, 정체성이 있고, 우호적으로 이해해주는 구독자가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조건이 갖춰지면, 글로 드러낸 주장이 우호적인 구독자를 타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2) 사생활 공개를 통해 정체성을 확보한 여성블로거라는 위치와 그 워너비들에게 김현진은 동종업자였으며, 따라서 '사적인 부분' 을 '공적으로 다루는 것' 은 바로 그들이 원래 해오던 방식이다. 따라서 이들은 폭행/도용 이외의 연애사까지도 씹고 돌리며 비판한 것이다.

정체불명의 네티즌이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 사적 정보를 까발리는 일이야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블로그와 정체성까지 가진 주체들이 왜 사생활 폭로에 경계심을 못 느꼈느냐,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저것이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습니다.

A라는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자기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드러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식의 블로그 정체성을 가졌다면, 이 A는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포스팅하거나 언급하기를 꺼리겠지요. B라는 블로거가 자신의 사생활을 포스팅해오고 그것을 통해 방문자들과 소통한다면,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포스팅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상대적으로 적으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에게 특히 설득력있게 들린 것은,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피해자 당사자가 사생활 폭로를 일부러 노렸을 만큼 악의적이거나 개념없는 인물이 아니라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작 포스트 몇 개, 고발글이 올라오던 사건 당일 채팅방에서 몇시간 정도 본 것 뿐이지만, 피해자는 나름대로 사건을 너무 크지 않게 수습할 의지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 드러내어 씹어 퍼뜨리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며, 채팅방에 낯선 사람들이 많자 말을 아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 거기 덧글을 달거나 평을 달았던 분들 중에 딱히 남을 씹는 것을 즐기는 이라고 보기 어려운, 평소에 괜찮다고 여겼던 분들도 다수 섞여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언행이 격해지는 하이에나들도 달라붙었지만 초반의 확장과 충격에는 분명 괜찮은 분들의 개입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부분들 또한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보입니다.

즉, 연애사는 자신의 블로그에도 종종 쓰는 일이고, 김현진 역시 연애사를 블로그에 종종 올리며 같은 방식의 블로깅을 하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인식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본인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아닐 수도 있지만, 다른 해명을 별달리 접한 바가 없으니 이것이 가장 수긍할만한 분석으로 여겨집니다.

중요한 건 다음입니다.

(3) "개인 블로그의 덧글은 사적인 공간인가, 아니면 공적인 공간인가? 이 애매한 위상의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생활 폭로는 정당한 것인가, 부당한 것인가?"

이것은 이번 사건에 한정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블로그라는 공간이 필연적으로 블로거의 사적 정보를 담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란 것을 감안하면, 반드시 다뤄져야 되는 화두입니다.

그런데 그의 포스트에 달린 덧글들에는 이에 관한 논의가 전혀 없고 웬 술자리 발언 논쟁(?) 같은 것이 발생하고 있더군요. 이 글이 어느 특정인을 어떻게 지칭해서 무슨 난리가 난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사건 자체와는 별로 관련이 없어 보여서 딱히 관심도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김현진을 매장하고 싶어했던 주체들이 여성으로 발견된다는 것, 그리고 여성들의 여성에 대한 린치가 발생한 것, 이것을 자매들의 연대로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진은 여성에게 인기있는 작가였고 (그의 에세이들이 남성독자들에게 매력적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성들이 그를 쳐낸 양상이고, 연애사 언급 등에서 여성적 감성으로 뭉친 인상은 있지만, 이것은 김현진의 독자층이 누구였냐의 문제이지 자매들의 연대로 특징지어 분석할 성격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이런 현상이 (2)의 이유로 사생활 컨텐츠의 여성블로거들에게서 쉽게 발생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에 일단 동의한다면, 이것은 '여성블로거들의 사생활 린치' 라는 개념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여고루스라는 용어도 이런 측면을 비춘 말이라 생각됩니다. 이 주체를 느슨한 연대의 자매들이라 부르든 그냥 사생활 컨텐츠에 익숙한 여성블로거들이라고 부르든 용어의 차이는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자매연대 운운은 오히려 오해를 사기 좋아보입니다.

(2)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그저 더 넓은 외연의 '네티즌' 들이 타인의 사생활을 가볍게 취급한다는 문제가 될겁니다. (2)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 이것은 사생활을 컨텐츠로 삼는 블로그에서 어디까지 공/사를 구분할 것이냐는 화두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그의 글이 지적하고자 하는 화두는, 제가 보기엔 이것으로 보입니다. 블로그의 포스트와 덧글이라는 공간은 공/사의 위상이 매우 애매하며, 이것은 타인의 사생활 침해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 이 애매한 위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생활 폭로의 정당함, 혹은 부당함에 대해 우리는 인지하고 있는가? 라는 것.

내가 할 때와 내가 당할 때의 양자를 상상해보면, 여기에는 분명히 위험한 모순이 있습니다.

내 블로그에서 쓰거나 나와 친한 사람의 블로그 덧글에서 누군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사소한 잡담을 나누는 것 뿐이라고 느껴지지만, 잘 모르는 누군가가 자기 블로그에 나의 사적인 얘기를 쓰거나 인신공격적인 이야기를 덧글로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면 대단히 불쾌할테지요. 내가 비록 스스로 사생활을 포스팅한다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내가 밝히지 않은 내 사생활이 올라온다면 그것은 상당히 문제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타인에 대해서, 그 당사자가 써 올리는 사생활이, 내가 알고 있는 상대방의 사생활과 다를 때, 이것을 폭로해 지적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일까요, 아니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폭로하는 사생활 침해일까요. 정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면, '나' 자신 역시 그런 일을 타인에 의해 당해도 되는 걸까요? 말 그대로 저 공사구분이 애매한 위상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사생활의 언급은 정당한 것인지 부당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사생활 컨텐츠로 권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것이 자신이 아는 그의 사생활과 다를 때, 드러내어 비판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은 일견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런 일을 당해도 좋은가' 를 생각하면 그냥 정당하다고 하고 넘어갈 부분은 아닙니다. 심지어는 박재범의 경우를 보면 오래 전에 아주 사적으로 몇명이 보던 곳에 적은 이야기도 공적 영역으로 타고 나올 정도로 이것은 누군가에게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하물며 타인에 의해 밝혀진다면 그 피해는 누가 책임질 수 있을지요.

이것에 대해서 당장 어떻게 내놓을 해결책 자체는 보이지 않지만, 최소한 박재범 사건과 김현진 사건을 겪고 지켜본 사람들만큼은 이 화두에 대해 인식은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포스트와 덧글이 주는 사적인 감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상 가질 수 밖에 없는 공적인 성격이, 사생활 폭로의 형태로 나타나기 쉽다는 사실을요.


5. 설득가능한 글쓰기에 대하여.

현재 그들을 둘러싼 논란에서 그들이 짚어낸 요소가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이 원인이 오로지 읽는 자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두 글은 많은 사람들이 반발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글은, 이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을 모두 객체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식의 글쓰기에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이 읽었을 땐 이해되지만, 반대의 입장을 지닌 사람들이 읽었을 때에는 반발을 불러일으킬 뿐, '내가 혹여 현상에 일조하지는 않았나' 하는 성찰을 유도하지 못합니다. 적나라하게 말해, 둘 다 매우 '도발적' 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이 도발성이, 중요한 분석 자체를 스스로 가리고, 전달력을 지니지 못하게 된 원인이라고 봅니다.

사악하지 않은 평범한 개인도 자각없이 일조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예상 밖으로 잘못될 수 있습니다. 거기서 그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고 빠져나오는 계기가 되어야 도움이 되는 분석입니다. 읽는 자가 좀 더 지적으로 훌륭하게 자가성찰하여 핵심만 파악해 읽어주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도발적인 글은 더더욱 이해를 방해합니다.

특히 이택광님의 글은 제가 읽어도 좀 알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이해력이 떨어진다고 개탄할 것이 아니라 자신과 독자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웹에서 그저 블로그 하나 운영하는 것 뿐이니 가볍게 남길 수도 있습니다만, 이택광님도 한윤형님도 소위 '지식인' 의 반열에 들어가는 분들입니다. 그렇다면 지식인으로서의 통찰력을, 대중의 이해를 돕는 데 써야 한다고 봅니다.


6. 결론.

김현진에 대한 증오가 정말 폭행과 도용에만 한정되는 감정인가, 이것은 다른 폭행자와 다른 도용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증오인가, 즉, 단순히 폭행/도용으로 인한 분노인가. 그 상대가 남자였거나, 중년이거나, 김현진이 지닌 다른 상징성들이 없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인가, 폭행/도용을 제외하고 인격적인 부분에 대한 증오는, 폭행/도용을 제외한 비슷한 성격과 지위의 아이콘이 등장했을 때 재현되지 않을 것인가.

이런 부분을 이택광님의 지적을 통해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개개인이 가지는 증오의 원인이 어디인가를 돌아보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생활이 블로그 컨텐츠가 되고, 그것이 하나의 블로거 정체성을 확보하는 트렌드가 성립할 때, 블로그의 포스트와 덧글은 사적인 공간인가 아니면 공적인 공간인가. 그리고 거기에서 나누는 사적인 대화가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당할 여지를 남길 뿐더러 타인의 사생활에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이 공간에서의 사적 대화는 (자신에게) 안전한가 혹은 (타인에게) 정당한가.

이런 부분을 한윤형님의 지적을 통해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블로그를 사용하며 언제든 사생활 침해의 가해자/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블로거 자신을 위해 필요한 고민입니다.

김현진을 증오했던, 혹은 지금도 증오하는 사람들이라도 좋습니다. 그것이 언젠가 나나 내 지인에게 돌아올 칼날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증오의 원인, 고발의 적절한 형태와 범위, 블로그가 가진 공/사 구분의 한계에 대해서 인식은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택광님과 한윤형님의 글이 잘 썼든 잘 못 썼든, 논란의 여지가 있든 없든, 건져내어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은 이 지점인 것 같습니다.

하물며 지금도 김현진에게 일반적인 다른 폭행가해자/도용혐의자가 겪는 처벌과 합의 이상의 대가 (사회적 사망) 를 치르게 하려는 의견이 존재하고 있는 이상, 이것은 반드시 반성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덧글

  • 님의 이 시리즈들을 2009/10/29 01:44 # 삭제 답글

    사람들이 많이들 볼 수 있었음 좋겠군요.
  • 히요 2009/10/29 01:51 #

    ..한편으론 그랬으면 좋겠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저도 뭔 일 당하는 거 아닐까 싶은 소심한 마음도 있습니다 ㅡㅜ
  • 너 누구야?! 2009/10/29 16:45 # 삭제 답글

    나보다 어린 거 같고... 말투로 봐서는 여자같기도 한데...
    너같은 애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엄친아"(혹은 딸) 이십니다.

    너무 부럽네요. 특히 저보다 나이가 어리시다면(29)...
    어떻게 이런 뛰어난 분석능력 및 논리정연한 글쓰기 능력을 갖출 수 있었는지... 하!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p.s
    님이 대학생이라면,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거진 틀림없이 명문대생이겠군요 ㅜㅜ... 하긴 이런 글 솜씨를 갖추고도 입시수준의 국영수 등을 못하는 건 더 이상한 일이긴 하지... 발로 풀어도 고득점이시겠습니다.ㅎㅎ


  • 히요 2009/10/29 17:03 #

    생각 정리가 덜 된 글을 별 경계심 없이 썼다가
    논쟁에서 수태 얻어맞으니 좀 학습이 되더이다 (...)
    이 블로그에 쌓인 글들 중에서 그런 것도 많아요.
    요새는 좀 덜하지만, 전엔 저도 사고 좀 꽤 쳤지요 ㅎㅎㅎ
  • 2009/10/29 21: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히요 2009/10/30 01:17 #

    제가 답글을 쓰면 그건 공개로 달리는데, 어디로 답변을 보내면 좋을까요?
    메일주소 혹은 제가 건너가서 답글을 비공개로 달 수 있는 블로그..
    편한 쪽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2009/10/30 08: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히요 2009/10/30 14:30 #

    예, 덧글 남겼습니다.

    이쪽의 공간도 기실 알고는 있었어요 ^^;
    그때 채팅방 닉이 이쪽이셔서. 그래도 허락은 받고 들러야 할 것 같아서 괜시리 절차를 한 번 더 밟았네요.
  • 궁금 2009/11/03 21:46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글 읽다 궁금해서 댓글 답니다.

    "여자블로거는 사생활(연애, 쇼핑, 취미, 일기, 잡담)만 올려도 방문자 확보 - 정체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란 문장에서 "여자블로거"를 "남자블로그"로 바꿔도 내용은 똑같지 않나요? 왜 굳이 "여자블로거"만 사생활로 쉽게 정체성 확보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여성들의 사생활이 블로그 컨텐츠가 되고, 그것이 하나의 블로거 정체성을 확보하는 트렌드가 성립할 때, 블로그의 포스트와 덧글은 사적인 공간인가 아니면 공적인 공간인가. 그리고 거기에서 나누는 사적인 대화가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당할 여지를 남길 뿐더러 타인의 사생활에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이 공간에서의 사적 대화는 (자신에게) 안전한가 혹은 (타인에게) 정당한가."

    에 이르기까지....끊임없이 "여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여기서 "여성"을 "남성"으로 바꾼다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블로그 내에서 사적대화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여성과 남성의 성별구분이 무의미하고 개인차만 존재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여성이란 점에 중점을 두어 블로그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여성"들의 "사생활"이 블로그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말은 역으로 "남성"들의 블로그 컨텐츠는 공적인 영역이다라는 맥락으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에서 김현진을 매장하고 싶어했던 주체들이 여성으로 발견된다는 것, 그리고 여성들의 여성에 대한 린치가 발생한 것,"
    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 아닌가요?
    김현진을 비판하는 이 중에 여자가 훨씬 많아서 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면-
    1. 비판했던 몇몇 블로거를 가지고 전체 여자블로거를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신빙성이 부족하고,
    2. 실제로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많이 비판을 했는지도 알기가 어려운 사실이기에(블로거들이 내가 남자/여자다 라고 떠들던가요?),
    히요님의 논거는 납득이 안 갑니다.

    그리고 히요님께서 마지막에 해주신 말이 인상적이면서 아이러니했습니다.
    "김현진을 증오했던, 혹은 지금도 증오하는 사람들이라도 좋습니다. 그것이 언젠가 나나 내 지인에게 돌아올 칼날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증오의 원인, 고발의 적절한 형태와 범위, 블로그가 가진 공/사 구분의 한계에 대해서 인식은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택광님과 한윤형님의 글이 잘 썼든 잘 못 썼든, 논란의 여지가 있든 없든, 건져내어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은 이 지점인 것 같습니다."
    증오의 원인, 블로그가 가진 공/사 구분의 한계...에 대한 인식은 분명 블로거들에게 필요한 부분이지만 히요님이 위에 줄줄이 열거한 내용을 통해서 본 "히요님의 인식"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잘 모르다가 우연히 며칠 전부터 블로그 글 보면서 알게 됐는데 일단 전 자매연대 운운한 한윤형님 원본글은 블라인드 처리돼서 못 봤구요. 그 이후 "김현진 마지막으로"글을 통해 대략적인 사건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히요님의 이번 글은 제가 비록 원본글(한윤형)을 몰라도 충분히 이해가 가게끔 잘 정리돼 있길래 단순히 이 글만을 읽으며 느꼈던 점을 써봤습니다.

    끝으로 제가 익명인 관계로 이번 사태에 대한 저의 입장을 대략 설명하자면...(그 편이 오해를 사는 일이 적을 것 같아)
    "하물며 지금도 김현진에게 일반적인 다른 폭행가해자/도용혐의자가 겪는 처벌과 합의 이상의 대가 (사회적 사망) 를 치르게 하려는 의견이 존재하고 있는 이상, 이것은 반드시 반성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씀한 히요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런 결론에 찬성하는 것과 반대로 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내놓았던 몇 몇 블로거의 입장표명에는 전혀 찬성할 수가 없었고 오히려 김현진안티,라는 말이 들어맞을 정도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히요님의 이 글도 마찬가지였구요...

    "사생활 침해"를 조심하자고 글을 쓰신 듯 하나, 오히려 온라인 상에서는 중성의 공간이나 다름없는 블로그에, 블로거가 드러낸 사생활의 일부를 통해 "남성/여성"의 성별 분리 작업을 하고, 그 중 여성 블로거들에게만 "사생활 노출 및 침해"를 운운하고 있으니 이 또한 여성 블로거에 대한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
    어떻게 이리 쉽게(혹은 무모하게) "여성 블로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아니면 제가 무식해서 히요님의 글을 전혀 이해못하는 것인지?
  • 히요 2009/11/04 04:25 #

    (앞서의 덧글에 오타와 비문이 있어서 지우고 다시 답니다.)

    1.
    여성을 남성으로 바꿀 경우 무리가 없다고 하시는데, 쇼핑/연애 블로그는 남성블로거보다 여성블로거의 수가 많습니다. 화장하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하면 여성들이 주루룩 모이지만 남자들이 근육만드는 법 쓴다고 남자들이 우루루 몰리진 않습니다. 이것은 어느 성별의 열등/우등을 말하는 것이 아닌, 현상 그 자체를 말합니다. 여성들의 일기/잡담 포스트에는 공감할 여성들과, 여성에게 관심이 있는 남성들이 모여들지만, 남자들의 일기는 끌어들일 잠재 독자가 없습니다. 여성의 사생활이 도마에 오를 때와, 남자의 사생활이 도마에 오를 때, 사회가 집중하는 건 전자입니다. 우리 사회는 남자의 사생활에 관대하고, 관심도 없죠. 하지만 여자의 사생활은 스캔들 삼기 쉽고, 상대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이것은 여성에게 피해로 돌아오기도 하고, 이득으로 돌아오는 면도 있습니다. (전자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딱히 통계내어 연구한 것도 아니니 수긍하라 마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바꿔도 무리가 없다는 님의 주장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2.
    여성들의 사생활이 블로그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얘기를, 남성들의 컨텐츠가 공적인 영역이라고 읽으시는 것은 님의 오류입니다. 여성들은 사생활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정체성 확립이 쉬운 반면, 남자 블로거들은 그런 것으로 독자나 관심을 끌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방문자들이 주목하게 만들 컨텐츠를 달리 궁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 내용이 공적인 것이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성에 비해 사생활로는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사적 내용이 아닌 방향으로 블로그 컨텐츠를 쌓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는 카매니아라 차에 대한 이야기를 주력으로 쓴다든지, 좋아하는 애니매이션에 대해서 주력으로 쓴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만, 이것은 개인의 사생활이 폭로당할 위험과는 거리가 있는 컨텐츠일 지언정 공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는 없죠. 즉 사생활 컨텐츠가 아니다 = 공적인 컨텐츠다 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사생활이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컨텐츠를 구성하는 것은 남/녀 모두 개개의 블로거가 의도한다면 그렇게 꾸려갈 수 있습니다. 남자는 써봤자 남자 사생활에 관심 갖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고, 여자는 쓸 경우 방문자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차이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여자 블로거들은 사적인 (열등한) 얘기나 쓰고 남자 블로거들은 공적인 (우수한) 얘기를 쓴다’ 같은 능력에 대한 우열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3.
    주체가 여성이라는 것에 대한 논거는, 스스로 왜 김현진에게 분노하는가를 서술한 자들의 글에서 스스로를 여성으로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자신도 과거 남친으로부터 그런 종류의 폭력을 당해봤다는데 너무 무서웠다든가, 혹은 여성을 위로해주는 작가라서 참 의지했었는데 배신감이 느껴졌다든가, 여성을 지켜주는 여성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가해할 줄은 몰랐다던가, 여성으로서 폭력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데 폭력이 같은 여성에게 나오다니 경악했다든가, 비록 알량한 자매애나마 그런 사람은 자매의 집단에서 쫓아내고 싶었다든가 (자매애 발언은 한윤형이 처음 쓴 게 아닙니다. 여성블로거분이 가장 먼저 쓰셨습니다.), 이런 설명들이 모두 스스로를 여성으로서의 주체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남자로서 왜 그 사건에 분노했고 실망했는지를 서술하는 내용의 글이 많이 올라왔었다면 이 사건의 핵심코드가 여성이라고 분석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해당 고발글의 덧글, 트랙백 글, 이택광님 글의 덧글 등을 통해 파악했던 분노의 글들은 모두 스스로를 여성으로 놓은 채 그 분노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남자로서 분노한 메커니즘을 발견하셨다면 그 비중에 대해서 고려하신 뒤 님 나름의 해석을 주장하셔도 좋겠군요.

    4.
    <여성 블로거들에게만 "사생활 노출 및 침해"를 운운하고 있으니 이 또한 여성 블로거에 대한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 라고 하셨는데, 이건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생활을 국어사전에서 찾아 보시면, <개인의 사사로운 일상생활> 이라고 나올 겁니다. 혹 프라이버시라고 찾아보시면 <개인의 사생활이나 집안의 사적인 일. 또는 그것을 남에게 간섭받지 않을 권리. ‘사삿일’, ‘사생활’, ‘자기 생활’로 순화.> 라고 나올 겁니다. 그리고 제 글에서 특정인의 사사로운 일상생활에 대해서 쓴 바가 있는지 다시 찬찬히 찾아보십시오. 하나도 없을 겁니다. 있다면 구체적으로 발췌해서 그것이 누구의 사생활을 건드렸는지 제시해주길 바랍니다.

    5.
    제 주장이나 논지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데 대해서는 전혀 유감이 없습니다. 아시겠지만, 제 분석이 틀렸다 생각하시고, 저보다 더 좋은 분석을 하실 수 있다고 여기시면, 본인의 블로그에서 주장하실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석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면 사람들은 거기에 끄덕이고 동의할 것입니다.
  • 궁금 2009/11/04 15:11 # 삭제 답글

    덧글을 읽고...

    1. 제가 블로그를 안 해서 이런 패턴을 잘 몰라 납득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부가설명을 들으니 어떤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2. "사생활 컨텐츠가 아니다=공적인 컨텐츠다"라는 식은 제가 성급히 말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생활 컨텐츠가 아니다≒공적인 컨텐츠다"라는 등식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처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죠. (원본 글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3. 제가 이 사건과 관련된 다른 글과 댓글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여기 원본글에서 말하는 남성/여성의 구분을 글쓴이의 잣대로 억지스럽게 짠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 설명을 보니 제가 잘못 생각했군요.

    4. <여성 블로거들에게만 "사생활 노출 및 침해"를 운운하고 있으니 이 또한 여성 블로거에 대한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
    이 글은 이 부분만 따로 떼어서는 안되고 그 앞 문장까지 같이 묶어서 읽어야 이해가 되는건데...
    원래는 이런 의미로 썼던 글이었습니다.

    "오히려 온라인 상에서는 중성의 공간이나 다름없는 블로그에,"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거가 드러낸 사생활의 일부를 통해 "남성/여성"의 성별 분리 작업을 하고,"
    -예를 들어, "난 여자야"라고 한 블로거가 자기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그 블로거에게 "여성 블로거"라는 틀을 씌어 그 블로거가 쓴 모든 글이나 댓글 등 블로거 활동 전체에 "여성"이라는 성별을 부여함으로써 생기는 제약을 만들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 중 여성 블로거들에게만 "사생활 노출 및 침해"를 운운하고 있으니 이 또한 여성 블로거에 대한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
    -현실에서도 그렇고 온라인 상에서도 아직까지 여성에 대한 제약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성별 공개는 또다른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댓글 중 3번으로 다시 올라가면 이 사건에 분노하는 블로거 중 일부가 여성임을 전면에 내새우며 분노를 표했다고 했으니 이는 히요님에겐 성립이 안되니까 이것도 제가 잘못 쓴게 맞네요.

    5. 네. 성의있게 답변해 주셔서 저도 더 많이 생각하고 갑니다.
    제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이를 글로 잘 풀어내질 못해서 많이 아쉽네요.
  • 히요 2009/11/04 16:23 #

    진지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온라인에서 스스로 성별을 밝히지 않는 한 기본은 중성으로 인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녀불문하고 블로그를 '편하게' 쓰다보면 성별이 드러나고 자신의 인적사항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사생활이 하나 둘씩 담기기 마련이지요. 이걸 철저하게 분리하며 블로깅하기란 쉽지 않고 굳이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뭔가 심하게 피해를 입어본 사람이 아니라면요.) 이를 통해 성별을 '알게' 되었을 때, 이것을 굳이 모르는 정보로 무화시키며 중성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그런 식으로 사고하지는 않지요.


    게다가 쇼핑, 잡담, 일기, 화장, 연애 및 남들에 의해 왈가왈부되거나 그 중 일부가 타인에 의해 밝혀져 돌아다니면 불쾌감을 느낄만한, 사적인 생활과 겹치는 컨텐츠를 올리는 블로거들은 스스로가 여성임을 블로그에서 거의 가리지 않습니다. 오늘 산 치마, 어제 남자친구가 한 얘기, 오늘 내가 한 눈화장, 이런 것을 올리는 블로거 본인이 자신의 성별을 온라인이므로 기본적으로 중성으로 봐달라고 기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4번에서 말하고 싶어하시는 불편이 뭔지 대강 감이 오는 것 같습니다. 남자 블로거들에게는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으면서 여자 블로거들에게만 제약을 권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불편이신지요?

    이런 부분에 대한 가해는 여성에게서 발생하기 쉬우며, 경계하지 않으면 향후의 피해자 역시 또다시 여자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남자들은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건전한 풍토를 지녀서가 아닙니다. 남자는 사생활을 폭로하고 비난하는 쪽이 찌질하게, 소위 '남자답지 못하게' 받아들여져서 애초에 써먹는 일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주체가 되는 사이버테러는 훨씬 더 과격하고 공격적으로, 훨씬 더 범죄적으로 나타납니다. 성평등과 관계된 주제가 논쟁의 중심에 오를 때마다 여성 전반을 폄하하고 공격하는 주장을 하거나, 혹은 아주 개개인에 대한 오프라인 테러위협 등을 하거나 신상정보를 캐어 웹에 올리거나 포르노 사이트에 전화번호를 뿌리는 자들도 나타납니다. (질적으로 훨씬 나쁘고 범죄로서 처벌될 수위도 훨씬 높습니다) 즉, 지금 논란이 되는 '포스트로 남의 연애사를 공개하여 인격적으로 난자한다' 는 것보다 더 공격적이고 문제있는 반응들이 나타납니다. (이걸 보고 또 남자분들이 욱할 수 있겠는데, 실제 범죄자의 압도적인 다수가 남자라는 점, 저러한 사이버테러의 주체가 대부분 남자였다는 사실은 통계로도 확인되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성블로거나 여성네티즌의 정체성이 주체로 파악되는 사이버테러적 사건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고, 저런 지경의 문제들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정체성 없는 네티즌들도 아니고 자기 블로그까지 가진, 평소엔 멀쩡한 블로거들이 왜 남의 사생활을 도마위에 올려 씹는 것에 그 많은 숫자가 거리낌 없이 동참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겠습니다. 이 글에서 보여지는 분석은 (비록 제 것이라기보다는 재해석이지만) 그 의문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고, 평소에 사생활 컨텐츠를 공개적으로 올리고 다루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 타인의 사생활 컨텐츠가 보였을 때 그것이 정당하게 게재되었는가 부당하진 않은가를 생각할 계기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런 사태로 확장되었다고 본 것입니다.

    이 글은, 똑같이 취미생활에 올리더라도 여성의 사생활이 좀 더 주목받기 쉽고 논란에 오를 시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여지가 있으므로, 자신과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블로그/덧글에 언급할 때 그 정당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굳이 남녀를 비교한다면 사이버테러의 가해자로서 보이는 질적 범죄성은 남자네티즌들이 더 심각합니다.

    그런데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여성의 권리를 증진시키려는 화두마다 남자의 권리를 말하며 공격하는 주장이 언제나 논의를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주범이지요. 여성의 권리는 여성의 권리대로 증진하고, 남성의 권리도 부족하다면 합당하게 증진시키려는 주장을 따로 하면 됩니다. 그 둘을 계속 비교하려고 들게 되면 영원이 서로의 발목을 잡고 싸우는 일이 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사생활 컨텐츠에 대한 사이버테러 문제는 남자을 주체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건 그들이 착해서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더 독한 방법을 쓴다는 뜻) 여성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발생하기 쉬워 보이므로, 그리고 그 피해자는 결과적으로 여성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이므로 (남자 사생활보다 여자 사생활이 더 많이 관심 집중받고 난자당한다는 뜻) 이 부분에 대해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해가 되실지요? 이것은 남자가 우월하냐 여자가 우월하냐, 어느 쪽이 열등하냐, 더 심하고 덜 심하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고심해보고 고치자고 얘기하고, 달리 해결할 문제가 있으면 또한 그것을 고심해보고 고치자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박재범 사건과 꿀벅지 사건에 대한 분석들을 보면 한국남자들의 군복무피해의식, 성적폭력에 대한 독점적 권리확보 같은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것을 두고, 여자도 박재범 깠었다거나 여자도 꿀벅지란 말 괜찮아 하는 사람 많더라고 한다고 해도, 사태가 불붙었던 원인은 저것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남성을 여성에 비해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현상 그대로를 분석하다보니 나오는 결과입니다.

    덧글을 더 다셔도 저는 별로 꺼리지 않으니 의문이 남는다면 더 얘기 주세요.
  • 2009/11/16 16: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히요 2009/11/17 16:04 #

    안녕하세요. 덧글 감사합니다.

    1.
    처음부터 '이따금 보이고 있으니까요' 까지의 내용은 저도 거의 다 동감합니다. 그런 측면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잘못되었다거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기실 그렇게 보게 되는 게 자연스럽겠지요. 저도 그런 종류의 분노가 이해가 가고, 덧글이나 글로 표현한 바가 없었을 뿐 저역시 그 분노감을 약하나마 공유한 사람이라서, 딱히 그 분노와 배신감 자체가 잔인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느끼지도 않지요.

    그 실효성 부분도 공감입니다. 사실상 이런 글 안 쓰고 내버려 둬도, 사람들이 그를 괴롭힐 수 있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을겁니다. 그래서 이 글은 김현진을 보호하거나 실질적인 괴롭힘을 막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혹시 정리 포스트들에 달린 덧글과 답덧글의 대화를 읽어보셨는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에게 분노한 개개인이 이지메 가해자가 되어버리지는 말자, 그런 것이 용납되는 사회분위기는 안 된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2.
    '저는 최대한...' 으로 시작하는 문단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이택광, 한윤형은 이 사건에서 '김현진을 위해서' 나선 게 아닙니다. 이택광님은 사건의 본질이 뭔지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20대 여성작가에 대한 상징성 공격' 현상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분석을 한 것이고, 한윤형님은 사생활의 컨텐츠와 이 사건이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여 분석을 쓴 것이며, 그 두 글 어디에도 김현진에 대한 두둔이나 변호의사는 없습니다.

    다행히 저는 별 일 없었습니다만, 이택광/한윤형은 마치 김현진을 방어쳐주는 사람 취급을 받으며, 김현진에게 향한 분노를 엉뚱하게 이들이 대신 받았습니다. 사건을 보고 나름의 해석을 쓰는 사람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데, 김현진에게 분노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분석을 쓰는 자마저도 모두 '김현진 대타' 로 인식하고 공격한거지요. 솔직히 이택광님의 블로그에서 벌어진 덧글 다구리는 정말 추했습니다. 이택광님보고 뭘 어쩌라는 건지 알 수도 없더군요.

    비공개님도 저도 이해하는 그 자연스러운 '분노감' 은, 김현진에 대해 독자로서 인간적 배신감을 느끼는 수준에서 멈춰야하고, 김현진에게 향하는 걸로 그쳐야 합니다. (그리고 분노한다고 보복해야 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김현진과 상관없이 사건을 분석하는 사람들까지 돌팔매질하며 김현진을 비난하는 입장에 동조해주지 않거나 거기 비판한다고 몰려가 덧글로 행패부리는 일이 벌어져도 될 성질은 아니지요.

    비공개님의 덧글은 나름 깊이 생각하신 바가 보입니다만, 이러한 분석자들마저도 '김현진의 카바' 라고 보신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개입한 모든 자를 결국 김현진 편인 김현진 카바, 라고 취급해버리면,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같이 비난하거나 아니면 입다물라' 라고 말하는 거나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비난하는 측은 성역이 되는 거죠. '우리를 비난하면 김현진 카바' 따라서 '김현진에 대한 분노를 이 카바들에게 풀어도 됨' 실제로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비공개님 말대로 김현진 자신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사과글이나 해명글을 썼다면 김현진과 그의 옛 독자들에게는 좋은 해결이었을테고, 그것은 이 사건의 다른 개입자 (이/한/저) 와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이/한의 생각을 제가 알 수야 없지만, 아마 이들은 그러건 말건 별 관심도 없을 겁니다. 저에게 묻는다면, 저도 그렇게 되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 분이 자기 문제를 잘 마무리하든지 아닌지 크게 관심없거든요.

    그러니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침묵한 것이 더 괘씸하다, 까지는 수긍이 되는데, 남의 카바 뒤에 숨어서 침묵했다, 고 보고 분노하는 거라면 그건 상황 이해 자체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그야말로 착각으로 인한 분노입니다.


    3.
    얘기하다 보니 더 정리가 되는군요. 확실히 해둘 것은 김현진에게 그 독자였던 이들이 왜 분노하는지는 이해합니다. 분노감 자체가 없어야 한다거나 분노감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왜 분노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더 말하지 않으셔도 아마 저는 다 수긍할겁니다. 이 사건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2의 착각을 제외한 분노를 수긍한다는 전제 하에서 문제는 이것입니다.

    1) 분노했으므로 무제한으로 괴롭혀도 되느냐 or 분노 해소를 위한 보복의 제한은 어디까지인가
    2) 그 분노감을 엉뚱한 사람들(이/한 등등)에게 대신 해소해도 되느냐.

    결국 이건 자신이 가진 분노감을 어떤 식으로 해소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될겁니다. 각자의 답이 있겠지만, 역지사지와 보편성을 고려했을 때의 원칙으로서 자신이 그 상황일 때에도 응당 받아들일만한 것이 아니라면 답이 될 수 없겠죠. 타인을 괴롭혀 보복함으로써 분노를 해소해야 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
  • 2009/11/19 16: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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