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국주의

061223 다 맡기련다. - laystall 포스트.

[ Commented by gforce at 2006-12-24 03:54 #
제 사상이 글러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주신 글은 제 눈에는 상당한 비약으로 보입니다.

군부의 통제도 명확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구조조차도 파악되지 않는 개판 왕정 깡패국가와의 경계선 50km 내에 인구의 반 이상과 국부의 대부분을 집약하고 있는 나라에서, 확실한 군사적 우위로서 전쟁억제력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의 어디가 군국주의라는 것인지 궁금하군요. 서울불바다는 단순한 블러프가 아닙니다.
]

이 덧글은 제 글을 보고 나온 평가이니 제가 답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겠지요. 제 글이 비약적이라는데 해명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 군국주의 : 군사력에 의한 대외적 발전을 중시하여, 전쟁과 그 준비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국민생활에서 최상위에 두고 정치·문화·교육 등 모든 생활 영역을 이에 전면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사상과 행동양식. (네이버 백과사전 발췌.) ]

정치/경제적 수단으로 접근하기 위해선 북한을 '동등한 상대방' 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을 동등하게 봐주지 않는다면 대화는 불가능하지요. 동등하게 보지 않는다는 말은 곧 정치적 회담이나 협상, 경제적 교류 등을 정상적으로 나눌 대상으로 탈락이란 의미가 됩니다. 그럼 뭐가 남을까요? 정치/경제적인 합리적 접근으로 될 상대가 아닌, '비합리적인 상대방' 이라고 간주한다면, 남은 건 군사적으로 쳐 쓰러뜨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북한을 무력점거하자는 주장은 우리 나라 국민 내부에서도 거의 없는 걸로 아는데다가 저의 입장은 물론 반대입니다.

북한에 대해 정치/경제적 수단으로 접근하자면 당연히 상대방을 '대화 가능한 동등한 상대자' 로 간주해야 합니다. 설사 아주 바람직한 민주주의적 질서가 자리잡히지 못한 나라라고 해도 말이지요. 만약 내부 질서가 명확하지 않고 국가답지 않다고 해서 (개판 왕정 깡패국가?) 무시해도 된다면, 우리 나라도 수십년전에는 무시당하고 밟혀도 되는 것이었을까요? 당시 우리 나라는 말만 대통령제지 이승만 박정희 군주제라고 해도 될만큼 무법천지였는데.

정치/경제적 접근으로 '공생이 상호이익' 이 되도록 관계를 만들어 놓으면, 자기 이익을 놓치기 싫어서라도 공격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러니 도발하거나 분노하게 하는 일은 가급적이면 삼가고, 상호이익이 될만한 일들을 하나라도 더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 전쟁 억제를 위해 더 효율적입니다. 그렇다고 군사력이 하나도 안 중요하단 말은 아니고, 다른 방면의 전쟁 억제에 주력하며 그와 함께 군사력은 북한보다 좀더 우위인 정도만 유지하면 되고, 작통권 돌아와도 쳐들어오면 미국은 개입하니까 보험도 그 정도면 됐다 이거지요.

그렇지 않고 정치적으로는 친미를 강화하고 북한을 도발하며, 북한을 때릴 수도 있다는 부시의 말에도 편들고, 경제적으로 각종 원조 끊고 지원 줄이고 압박한다는 미국의 정책을 따르며, 우리의 이익과 북한의 이익을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분리한 상태가 지속된 채, 북에 대응해 군사력 증강에만 목매고 있으면? 그게 오히려 북한을 더욱 더 무력전쟁으로 몰아가는 일일 겁니다. 상호이익이 없고 혼자 맞아죽을 판이면 혼자 죽기보단 같이 죽자고 나설 가능성이 커질테니.

그럴 때 확실히 때려눕히기 위해 미국같은 강력한 군사적 원조를 아예 작전통제권까지 주어 앉혀놓는 게 안심이라는 이야기인가본데, 도발하고 궁지에 몰아넣고 무력에 더 집착하도록 만든 다음에도 때려눕힐만한 힘을 갖자고 작통권 미국에게 영구히 주고 미국에게 기대자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남북한의 상호공동이익의 영역을 점점 확장해 가서 북한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은 자기 손해란 걸 깨닫게 하는 쪽이 어느 모로나 개연성도 높고 바람직하지 않나요?

그리고 무력으로 압도하는 방식의 억제에만 매달리느라 주권도 주고 미국과의 우방을 지키려 애쓰다보면 미국이 요구하는 이런 저런 경제적 요구도 들어주고 파병도 더 해야하고 그럴텐데 국민들은 아마도 '도대체 언제까지 그래야 하냐' 고 불만일 겁니다. 햇볕정책이 괜히 지지받는 게 아니지요. 군사 이외의 방법으로 효율적이고 평화적인 전쟁 억제책을 도모할 수 있는데, 다른 사안들의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군사력 증강으로 해결보려는 것이 바로 군국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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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umic71 2006/12/24 17:20 # 답글

    무법천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법적 통제'가 너무 지독해서 사람들이 참지 못했던 거죠. 아뭏든 가장 중요한 건 북한에든 미국에든 중국에든 일본에든 만만히 보여서는 안 되는 건데 현실은 그 어느 상대에도 만만히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어느 쪽으로 정책을 내세우든 무시당할 뿐이죠.
  • 히요 2006/12/24 23:05 # 답글

    국민들이 무법천지였단 식으로 읽힐 우려가 있었군요. 집권자 지멋대로의 통치였다는 의미였습니다. 하긴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다른 나라의 정체의 성숙도가 자기 기준에 안 맞다고 상대국가를 무시하는 건 옳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 gforce 2006/12/25 00:42 # 답글

    의도가 잘못 전해졌군요. 제가 개판이라고 말한 것은 "북한에 김정일이라는 대빵이 있는데 그놈이 지맘대로 이짓저짓 다 하고 다닌다"라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럴 경우엔 말씀하신 "동등한 상대방"이란 말이 맞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북한에 김정일이라는 대빵이 있긴 한데 이놈이 제대로 정책결정이나 가능한지, 실권을 틀어쥐고 있는 군벌들하고 당이 내새운 얼굴마담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였습니다.

    남북 철도 시험운행 중단의 진정한 이유를 아시는지? 거기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 히요 2006/12/25 00:46 # 답글

    gforce님 // '모든 답' 이 있다고요? 무엇의 '모든 답' 인가요?

    뭐, gforce님이 작통권을 영구히 반환받을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면 그것도 gforce님의 의견이니 굳이 달려들어 바꾸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작통권을 반환받는 게 옳다는 의견도 타당성이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딱히 아주 말도 안될 것도 없고 이런 관점에서는 바람직한 것임에도, '노무현 씹기' 바람을 타고 '말도 안 되는 소릴 한다' 는 식으로 평가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자기 주장의 근거를 성실히 제시하여 설득하려는 태도 없이 한두마디 틱틱 던지고, 거기 답이 있다 나는 답을 안다 그러니 니가 알아 봐라 - 라는 식의 혼자 우월한 태도를 지닌 사람과는 토론을 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걸 경험으로 깊이 익혀온 터라, 더이상의 말은 필요없어 보이네요.
  • gforce 2006/12/25 01:21 # 답글

    추가.

    1. 현재 한국내에서의 군사적 전쟁억지력 달성은 군사력에 의한 한정적인 대외적 '방어'수단이지 '발전' 수단이 아닙니다. 이점에 있어서 군사력의 지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군국주의라 볼 수는 없습니다.

    2. 햇볕정책이 군사 이외의 방법으로 효율적이고 평화적인 전쟁 억제책을 도모했다고 서해교전 희생자 유족 전원과 면담해서 납득시키실 수 있다면 제가 머리를 깎고 오마이뉴스에 들어가 홍위병 완장을 차겠습니다.
  • gforce 2006/12/25 01:28 # 답글

    추가 두번째.

    남북 철도 시험운행 중단은 북측에서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이유와는 전혀 다릅니다. 하기야, 그 지역 일개 사단장이 자기네 몫으로 돌아가는 떡고물이 적다고 꼬장을 부려서 국가레벨의 협력사업이 무산되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배짱은 북한이라도 없었겠지요. 이 경우에 협상의 주체인 '동등한 상대방'은 누구였습니까?

    얼굴마담 따로, 실권은 지역 레벨의 군벌과 당이 나눠서 서로 가진 거 빼앗으려고 아둥바둥하는 동네가 북한입니다. 그 사실을 주시하지 않고 얼굴마담이랑 대화와 경협 짝짜꿍한다고 해서 북한 군벌이랑 당이 이쪽과 손에 손잡고 위아더월드를 부를 일은 없을 거라는 겁니다.
  • 히요 2006/12/25 01:33 # 답글

    gforce님 // 1. 군국주의는 군사력의 지향성이 어디냐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군사 이외의 영역의 역할과의 비중 문제입니다.

    2. 햇볕정책이 '완벽한 정책' 이라고 한 게 아닙니다. 그렇게 치면 군사력은 어디가 완벽한 정책이라서 교전등이 끊이지 않는 겁니까? 이것도 '완벽한 군사력' 으로 향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보시나보죠.

    홍위병 완장을 차겠다느니 하는 도발성 어휘를 사용하는 걸 gforce님은 적절한 토론 태도라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영 글러먹어보이네요. 토론을 하고 싶으시거든 '누굴 납득시켜봐라' '내가 머리를 깎는다' '홍위병 완장을 찬다' 같은 빈정성 말장난은 그만두시고 타당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면 되는 겁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대서 큰 문제가 날 것도 없으니 굳이 전개하시라고 권할 생각도 없지만, 하려면 제대로 논리적 근거를 써야 토론을 할 게 아닙니까.

    -------- 추가 두번째에 대하여

    결국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건가요? 결국 북한을 '동등한 상대방' 으로 여길 수 없다는 게 gforce님의 결론인가요? 결론을 제대로 말해야 토론을 할 거 아닙니까. 제 결론은 '북한을 동등한 상대방으로 여기고 군사력 외의 접근에 주력하자' 입니다. 쓰신 말이 워낙 중언부언이시라 물을 수 밖에 없네요. gforce님의 결론은 뭐죠?
  • gforce 2006/12/25 01:57 # 답글

    2071/ 인정합니다. 네이버 덧글란 놀이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전직 군인이 어디까지나 자신의 위치에서 한 말이 '군국주의적 사고방식의 극치'라고 확대되는 걸 보고 좀 많이 삐딱하게 나갔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히요/

    피구공같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다각적 접근을(그 방법을 모두 드러내거나 실행하지는 않더라도) 할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대비해 2차대전 영-프같은 꼴을 당할 위험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제 결론입니다. 길게 늘어놓은 뻘소리는 북한이라는 동네의 특수성을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있으신 것 같아 늘어놓았습니다만, 주객이 전도된 건 사실이군요.

  • 히요 2006/12/25 02:06 # 답글

    전직 군인은 자신의 위치에서, 구조적으로 입장이 사실상 결정되기 마련입니다. 말씀대로 '자신의 위치' 에서 한 말이지요. 국민은 군인의 위치가 아니니, 군인의 위치에서 나온 말에서 군국주의에 대한 경계를 하면서 비판적으로 읽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군인이 잘못 말했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은 군인이니까 그렇게 말하지만 일반 국민으로선 군인의 사고방식을 사회로 확장해선 안 될테니까요.

    그리고 gforce님의 결론은 알겠습니다. 저는 군사력은 이쯤하면 우리가 작통권 받아도 된다는 쪽이고, gforce은 그래도 미군이 갖고 있고 더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시는 거로군요. 그래도 군사력 이외의 접근도 인정하시는 듯하니 저는 별로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군사적/군사외적 접근의 비중이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말해봤자 구체적일 것도 없는 입씨름이 될 공산도 크고.

    작통권을 받아야 한다 말아야 한다는 여기서 gforce님과 제가 굳이 의견을 일치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이걸로 끝내도 괜찮다고 보입니다. 더 하실 말씀 있으면 하셔도 좋고, 글을 써서 트랙백하셔도 저야 나쁠 것 없으니 그것은 원하시는대로.


    PS. 2071님의 글은 제가 부탁하여 동의하에 삭제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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