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과 창조론
.....언젠가 교수님께서 클래스 모두에게 물으셨다.

"여러분은 진화론을 믿습니까, 창조론을 믿습니까?"

..........................모두 조용히 있었다. 분위기는, 말할 필요도 없이 진화론이라는 듯한.

"진화론에 반대하는 사람 없어요?"

나는 손을 들까 말까 고민했다. 나는 어느 정도의 진화가 발생했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진화만으로 생물체의 메커니즘이 이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흔히 창조론을 반박하는 보통 사람들은 (그러니까 과학자 말고 보통의 사람들은) 정말 인간닮은 신이 조물조물 해서 만들었다는 동화같은 창조론으로 몰아붙이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특정 에너지의 집중현상이나 밝혀지지 않은 어떤 원리와 힘이 작용해 일시에 많은 메커니즘이 의도적으로 자리잡은 것, 그것이 또한 창조론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우연적인 사건이 아니라 목적의식을 갖고 이루어진 메커니즘 결합. 엄청난 엔트로피의 증가를 야기했어야 옳은 그런 정교한 시스템이 그냥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어떤 과학자의 반론을 읽고 공감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도 역시 그 분야에 관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의문점과 근거를 수집해 놓지 않은 상태라 섣불리 뭐라 나설 수가 없었다. 괜히 남들하고 달리 튀어보려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뭐라 뭐라 말을 늘어놓기도 그렇고....

교수님은 웃으며 혼잣말처럼 말씀하셨다.

"과학자들 중에선 반론을 내놓는 자가 많은데 정작 학생들 중에선 진화론에 반대한다거나 의심스럽다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단 말야."

다들, 창조론을 단순히 '신' 이라는 존재가 미술시간 작품공예하듯 만들었다는 신화적 논리라고만 믿고 손쉽게 반대하고, 교과서에서 배운 진화론 만큼만을 철석같이 믿고 그 이상을 살펴보지 않기 때문이겠지. 창조론은 과학적 가설이 아니라 종교적 가설이라고 지레짐작해버리고.

창조론이 과학적 가설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 그리고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지지하는 사람, 혹은 진화론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 맹목적인 교과서적 믿음에 과학적 질문을 스스로 던질만한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마 그 교수님도, 그런 학생을 만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내가 가진 '진화론 - 창조론에 관한 의문' 에 대해서 나름의 체계적이고도 과학적인 답을 찾아가야겠다.

by 히요 | 2005/10/31 18:02 | 트랙백(4)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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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차가운사과 at 2005/10/31 18:28
사실 진화론이 이렇게 교과서적인 지위를 차지한 건 정말 몇십년도 채 안되는 일이죠. 그리고 그런 입지를 굳히는데 공헌한 건 다름아닌 동물 생태학자 및 생명과학과 관련된 과학자들이였죠. 위에서는 과학자라고 뭉뚱그려 놨는데, 사실 과학자들 중에서도 우주와 관련된 과학자들은 창조론에 과학적 근거를 들어가며 창조론의 입지를 넓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생태학자들의 끈질긴 연구자료와 논문으로 소개된 가설들이 받아들여졌고, 현재는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진화론 지지자입니다. 이유는 의심도 할 수 없고 신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많은 동물 생태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세피로스 at 2005/10/31 18:48
진화론 보다는 창조론 쪽을 선호합니다만, 기독교 계열임에도 불과하고 신이 만물을 창조했을 거라곤 믿지 않습니다. 언젠가 과학 선생님과 이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조금 끄적여 봐도 될련지...그때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맨 처음 행성에 원시 바다(행성의 표면에 있는 공기속에 녹아있는 성분 및 행성을 구성하는 여러 유기/무기 물질이 모두 녹아 있는 비교적 고온의 바다.)가 있었고, 그 바다 위에 우연히 번개가 치면서 아주 미세한 확률로 번개의 작용에 의해 여러가지 물질들이 합성되더니 원시 세포가 발생하여, 그 원시세포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해 오며 현생 인류와 동식물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걸 따지고 따져서 올라가면 그렇다면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 졌나, 행성은 어떤 과정으로 생성되었나...하는것까지 논의가 가게 되거든요. 그 부분에서 필요한게 창조론...누군가의 창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모르는 어떤 절대적인 힘이나 물질이 있어서 희박한 확률로 무언가를 충돌시키고 만들면서 우주란게 생기고 행성이 연이어 생겨나며 진화와 창조속에 발전을 거듭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Commented by LoneTiger at 2005/10/31 18:51
진화론의 약점은 "46억년중에 우연이 겹치면 이렇게 까지 진화가 가능하다."라는 근거의 빈약함 "진화 했더라도 진화한 증거[진화하는 과정중에 나타나는 변화]가 뚜렷히 이어지지 않는다." 라는 약점이 있고.

창조론의 약점은 그 증거를 신앙쪽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였습니다. 그리고 빈약한 증거 탓이기도 했지요. 창조했다의 증거, 즉 누가 만들었느냐를 밝히는 쉽지 않은 과정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도 한몫을 했고요

지구상의 생물이 진화를 하기도 했었으나 어디서 흘러들어온 생물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어느정도 타협한 수준의 이론이 지구와 알맞지 않을까 라고요.
Commented by LoneTiger at 2005/10/31 18:52
그런데 미묘한 주제를 꺼내셨군요, 히요님께서 흐흐흐
Commented by 세피로스 at 2005/10/31 18:53
쓰다보니 횡설수설이 됐는데, 저 번개설(?)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 주장이라고 합니다. 유기물과 무기물이 모두 녹아 있는 원시 바다속에 전류와 같은 자극을 주면 극히 미세한 확률로 실제로도 단백질 덩어리나 원시 세포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나저나 편견은 무섭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도 얼마 전까지는 막연하게 창조론이란 신이 이 모든 세계를 만들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개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진화론이나 창조론 말고도 다른 이론들이 존재할 수 있고, 창조론과 진화론이 꼭 서로 반대인 개념을 지칭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요.

교육받고 머리속에 강제로 집어 넣어진 틀에 의해 어떤 것을 생각도 없이 자기 잣대로 재어 판단해 버린다는 것이 자칫 다른 방안이나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Commented by Lynn at 2005/10/31 19:22
저는 기본적으로 진화론 쪽입니다만 역시 모든 생물체가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형태에서 출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보다는 종(種)이 그리 다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는데, 지금 히요님 포스팅 보니 창조론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서도 창조론은 비과학적이고 근거 없다고 무의식중에 결론내리고 있었다니...-_-;; 이런저런 많은 생각 해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corwin at 2005/10/31 20:07
나는 손을 들까 말까 고민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진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Reibark at 2005/10/31 21:27
진화론에 있어서 가장 문제점은 사람들이 진화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신이 진화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진화론은 절대 쉬운 학문이 아닙니다. 양자역학이나 상대성 이론처럼 생명체의 진화는 보통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선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지요. 막연히 '내가 생각하기에 아닐 것 같아' 라는 식으로 부정되기에는 결코 녹녹치 않을 정도의 이론과 증거로 무장한 것이 진화론입니다. 흔히들 일반인들이 진화론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러가지 문제점도 실은 오래전에 그에 따른 답이 나온 것이 대부분입니다.
Commented by Reibark at 2005/10/31 21:27
창조론 자체가 과학이나 이론으로조차 취급받지 못한 이유가 거의 신념에 가까운 공리를 제시하는 것 빼고는 명확한 근거를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과학 이론 중 하나라고 인정해 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진화론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는 신념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문제입니다. 단지 주장과 근거 그리고 입증의 문제이지요.
만약 물리학에 대해 지식이 짧은 사람이 '말도 안돼! 빛의 속도는 유한한데 어떠한 운동상태에서 관찰해도 같은 속도가 나오다니, 내 상식으로는 이건 믿을 수 없어! 이건 틀렸어!'라고 말하면 이것은 주장도 이론도 과학도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심지어 신념으로서의 정당성도 인정해 주지 않겠지요. 하지만 '말도 안돼! 이렇게 신비하고 복잡한 생명체가 어떻게 자연발생적으로 생길 수 있어? 내 상식으로는(혹은 종교 믿음 기타등등) 받아들일 수 없어!' 라고 하면 이것은 하나의 신념으로 인정해 줄 뿐만 아니라 하나의 과학적 이론으로까지 인정해 줘버립니다, 세상에.
우리는 진화론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5/10/31 23:35
저는 창조론을 믿습니다. 뭐... 신화같은 그런 창조론 말구요. 간단하게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했고, 쭈욱- 올라가서 다세포동물이 단세포동물에서 진화했고... 가스덩어리의 폭팔로 지구가 생겨났다면, 그럼 가스덩어리는 어디서 생겨났냐는 겁니다. 진화론은 유에서 유로의 변화를 설명해줄 수는 있지만 무에서 유로의 창조는 설명해 줄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그러니까, 진화론 역시도 믿기는 합니다. ^^;
Commented by intherye at 2005/11/01 02:28
본문과 덧글들을 읽고 사람들이 진화론과 창조론에 대해 이렇게(말하자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식으로.) 생각하는구나- 하고 묘한 기분(말하자면 "창조론자들이 목적을 제대로 달성했구나-" 하는.)이 들었습니다.

덧글을 남기려다가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Reibark님께서 이미 제가 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써놓으신 것을 보고는 Reibark님의 덧글을 지지하는 덧글만 살짝 남기고 갑니다..라고 썼다가 Karidasa님의 트랙백을 읽고는 그 글에 대한 지지도 덧붙입니다.
Commented by ihong at 2005/11/01 05:32
/Reibark님.

명료하고 간략하게 제대로 핵심을 지적해 주셨네요.
Commented by 새벽사랑 at 2005/11/01 10:14
히요님께 리 스트로벨의 <창조 설계의 비밀>이라는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2월에 만든 책인데(기독교서이긴 합니다만) 동화같은 창조 이야기는 절대! 아니거든요. 적어도 진화론의 허상을 약간은 깨우쳐 줄 수 있는 책일 거예요. 저는 참 좋았답니다. ^^ 이 저자는 오랫동안 '교만한' 무신론자였기 때문에 굉장히 변증법적인 책을 쓰는데, 그렇기 때문에 비기독교인들에게도 맘놓고 권할 수 있을 정도예요. 읽어 보셨으면 좋겠네요 ^^
Commented by corwin at 2005/11/01 11:30
새벽사랑 // 그 보다는 시대의 명저 "지적설계입문"부터 읽어보시는게.
http://intherye.egloos.com/1878053
Commented by 낭망백수 at 2005/11/04 16:19
질문이 이렇게 되어야...
"여러분은 진화론이 맞다고 생각합니까? 창조론이 맞다고 생각합니까?"
대답할 수 있다는 것 조차가 대단한것이죠. ^^;

'믿는가?'의 범주가 되어버린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는 논쟁은 더이상 가치가 없지 않을까요?
그것을 밝혀내어서 얻는 것은 결국 종교적인 이해일 뿐이라고 봅니다.

진화론의 근간이 되는 각종 이론들의 허구는 워낙 잘 알려져 있어서
약간만 관심을 가지면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진화론이 허구임에도 그다지 집중조명하여
교육과정을 개편하지 않는 이유는... (소위... 귀차니즘... ㅡㅡ;;;)

일반적으로 알려진 비행기 날개에 대한 양력 이론이 틀렸음이 밝혀졌음에도
실제 이론을 일반에 공개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공식들이라서
이전의 틀린 이론을 일반 교육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꾸벅~!
Commented by 방랑자 at 2008/05/09 20:10
진화론과 창조론을 따질때 가장 먼저 해봐야 할일은 후광효과를 벗겨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화론의 경우 대중매체와 과학계에서 널리 인정되고 교과서에 실린다는 것 때문에 일단은 좋은 점수를 주게 되죠 이런 후광이 사실은 과학의 논리와는 별 상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신념에 영향은 크게 주게 되는것 같습니다 분명히 진화론에는 치명적인 약점들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후광효과에 의한 선입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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