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날개 히요He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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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9 공지사항 방명록



아줌마 머리

아줌마 머리라는 건 누구에게나 엄마나 이모뻘 연령대의 여자들이 현재 많이 하는 머리스타일을 의미하는 거였다. 70-80년대생에게 아줌마 머리란 뽀글파마였고, 다들 `나는 아줌마가 되어도 저런 머리는 절대 안 할 거야` 라고 말했었다. 당연히 결혼 후 아무도 뽀글파마 머리를 하지 않았고, 다수가 중단발 머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중단발 머리를 한 엄마-이모세대를 보고 자란 그 자녀들 - 대략 90년대생은 중단발머리를 아줌마 머리라고 말했다. 꼬불파마는 할머니 머리 ㅋㅋㅋㅋ 그렇지. 그 세대에겐 그래. 지금 40대들은 긴 생머리가 매우 흔한데, 덥고 불편하면 반만 묶은 반머리를 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 10대들은 그걸 아줌마 머리라고 부르고, 이 10대들은 그 반묶음머리를 하지 않는다. 아줌마 머리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늘 긴 생머리를 그대로 풀고 다니는데, 어제는 학원 에어컨이 고장나 고치느라 가동을 못해 더운 날이었다. 나는 머리 묶을 줄을 모르기 때문에 푼 채로 수업하다가 너무 더워서 가지고 온 커다란 머리핀으로 머리를 올리려고 시도해봤다. 물론 실패. 숱 많고 길고 무거워서 뭐든 못버티는 데다 내가 기술이 없지. 그래서 반묶음 형태로 대충 집고는 이렇게라도 할까? 물었더니 여고생들이 모두 `으악 그런 건 하지마세요` 그런다. 왜???? 물었더니 `그건 아줌마 머리잖아요` 라고…. 그걸 듣고서야 알았다. 그렇구나, 제각기 자기가 10대 때 자기 이모나 엄마뻘들이 자주 하는 머리를 아줌마 머리라고 인식하는 거구나. 나한테 아줌마 머리는 뽀글파마, 아즈에게 아줌마 머리는 중단발, 지금 십대들에게 아줌마 머리는 반묶음 머리.

이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럼 10-20년 뒤 그 때의 40대들이 위에 언급된 것을 다 피한 어떤 머리를 하면, 그 자녀들인 중고등학생들은 그 머리를 아줌마 머리라고 인식하고 피하려 하겠지?

구 이름 변경 캠페인

ㅡ을 하고 있다며 아이디어를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봤다.

아즈 > 무슨 이름이 좋을까?
나 > '바다랑먼 구'
아즈 > …?? 그게 뭐야.
나 > 그럼 질문을 좀 덜 받을 것 같애.
아즈 > 어떤?
나 > '부산 살아요' 하면 '바다랑 가까워요?', '집에서 바다 보여요?' 이러는 사람 정말 많거든. 그러니까 '어디 사세요?' 에서 바로 '부산시 바다랑먼구 살아요' 라고.
아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이게 좀 나아진 것이다. 90년대에는 부산에 산다고 하면 집에 배 있냐고 물었다.

호잉 테트리스 Lamp

테트리스 보드게임을 하고 나면 꼭 그 부품으로 글자 만들기 그림 만들기 놀이를 한다.


애가 태양계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걸로도 햇살 쬐는 사람, 태양 수성 금성 지구 달을 만드네…. 한정된 모양과 색깔로 잘도 저런 걸 만든다.

그리고 오늘은 왠지 테트리스 조각들로 더하기와 곱하기 놀이 중이다. 테트리스 조각은 모두 하나당 4니까 두개 놓고 8, 6개 놓고 24, 10개 놓고 40, 이런 식이다.

4가 두개니까 8이고 그게 네 개 있으니까 32라고 말하는 중.



이런 걸 만들고 있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우리 은하! 예쁘지?" 이런다.
저걸 손바닥으로 다 쥐고 빙글 빙글 돌리면서 은하가 공전 중 ~~~ 이라고.
공전 주기도 얘기하고 난리가 났는데 난 모르겄다.

내가 이거 쓰고 있으니 이것도 추가해 달란다.
이게 뭐냐니까 대마젤란 은하래.

다시 찍으라신다. 우측부터 우리 은하, 대마젤란 은하, 소마젤란 은하.

꼰대와 좋은 조언 How to Live

좋고 필요하고 현실적이고 자신에게도 도움 될 이야기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꼰대처럼 보이겠지만’ 이라는 서두를 쓴다. 요즘 꼰대라는 단어를 너무 광범위하게 갖다붙이는 분위기가 있어서, 올바라 보이는 거의 모든 얘기에 대고 꼰대라고 내질러버리면 바로 부정이 되는 것처럼 여겨지곤 한다. 내용의 반박은 필요없고, 그냥 아무리 맞는 말도 ‘꼰대!’ 한마디면 더이상의 내용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제낄 수 있는 것이다.

남이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조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꼰대스러움인 건 맞다. 오프라인 현실 관계라면 남이 묻지 않은 조언을 먼저 나불나불 하는 건 꼰대 맞음. 하면 안 됨. 조언은 상대가 내게 그 조언을 구할 때 하는 게 가장 적절하고 안 꼰대스러울 수 있다. 말해줄 때에도 ‘나는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너도 잘 생각해보고 원하는 대로 선택해라’ 라는 식의 열린 결말을 내면 더 도움됨. 반드시 이렇게 해야 된다고 강요할수록 꼰대가 된다.

글이나 영상에서 말하는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독자나 시청자는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쓰거나 말하는 사람을 보는 상황이다. 이럴 때 그 글이나 말이 어렵고 올바른 내용이라면 무조건 꼰대취급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얻어질 것은 물론 아무 것도 없다. 꼭 뭘 얻어야 하냐 아무 것도 안 얻어도 되지! 물론 된다. 자기가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다면. 이걸 무의식적으로 하면, 올바른 모든 조언들을 꼰대취급하고 부정한 채 ‘아무 것도 안 하는 상태’로 머물게 된다.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면 그러고 살아도 되는데, 우리는 대부분 취직을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현생을 살아야 하잖아요. 그럴 때 필요한 조언들이 모두 이미 있었는데, 다 꼰대라고 부정해버리고 지나왔으면 남은 게 없는 거지.

이걸 피하려면, ‘나는 무엇을 꼰대라고 생각하고 무엇을 꼰대스럽지 않은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하는가?’ 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어떤 조언을 버릴 것이고 어떤 조언을 택할 것인가? 나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게 없으면 세상 모든 올바른 소리는 꼰대딱지가 붙어 반품되고 내 세계로 들어오지 않는다. 고전이고 책이고 멘토고 세상 모든 좋은 조언은 어느 부분은 분명 꼰대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거든.

내가 제안하는 기준이라면, ‘강요하지 않는 모든 조언’이다. 아무리 내용이 올바라도, 그렇게 해야만 하고 안 하면 너는 틀려먹은 인간이라는 식으로 강요를 동반하면 그건 꼰대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름 대로 너도 살아야만 해! 이건 뭐 말할 것도 없이 꼰대. 하지만 아주 올바른, 당연히 따라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정말 정말 대 맞는 말만 하면서도 ‘잘 생각해보시고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할 때에는 그건 귀중한 암묵지를 제공해준 좋은 정보제공자인 것이고, 말 그대로 잘 생각해보고 맞다 싶으면 선택하면 된다.

그럼 무엇이 강요이고 무엇이 강요가 아닌가? 단순히 표현상의 문제는 아닌 게, 말끝이 ‘반드시 이렇게 하셔야 됩니다’ 라고 하더라도 기분나쁘지 않게 그 제안을 제낄 수 있으면 강요는 아니다. 내가 곰곰히 생각해보고 채택하든 안 하든 내가 선택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 된다. 안 하면 망한다느니 안 하는 애들은 다 모자란 애들이라느니 하면서 자기 제안을 따르지 않으면 기분나쁘게 만들거나, 불안감을 부채질해서 자기 말을 따르는 것만이 답이라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 강요. 내가 그 문제를 신중히 생각해보게 만드는가, 아니면 어떤 기분이나 불안을 자극당하는가, 이것을 기준으로 고르면 될 것 같다.

유튜브 잡담

커뮤에서 가끔 ‘이런 자소서는 떨어진다’ 라거나 ‘면접에서 이렇게 대답하면 떨어진다’ 같은 게시물들이 올라온다. 컨텐츠 작성자는 대부분 실제 면접관이었던 이들. 읽어보면 다 한 가지 이야기를 한다. 진부하고 하나마나한 막연한 좋은 소리 하지 말라고. 당연하지, 그런 얘기 수백 명이 똑같이 할 텐데 아무런 차별점이 없잖아. 그리고 그런 사람들 뽑아보니 역시 별로더라는 경험이 쌓여 있을 테고.

그런 글마다 흔히 달리는, 20-30대로 추정되는 댓글들 수백 개의 대부분은 반발이다. (반면 인사를 담당해보거나 부하직원 때문에 속 썩어본 적 있을 법한 연령대의 사람들은 반발안함...) 반발의 이유는 이것. 다 저렇게 밖에 쓸/답할 수밖에 없지 어쩌라는 거냐! 본인들이 그렇게 쓰니까 그렇게 쓰면 떨어진다는 말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는 건 이해가 가는 일이다. 신입사원에게 뭐 어떤 거창한 창의성과 주체성과 분석력을 요구하는 거냐고들 하는데, 진부한 하나마나한 막연한 좋은 소리를 안 하는 데엔 그리 거창한 창의성 주체성 분석력같은 게 필요하지 않다. 그냥 구체적인 사건 단 하나라도 제대로 분석하고 해결해본 경험이 있으면 되는 거거든. 그게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팀플로 대응한 문제라면 더 좋고. 사람들을 데리고, 조직적인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나누고 분배하며, 문제를 어떻게 분석해서 다함께 해결해냈는가, 그런 걸 보여주면 된다. 그래야 뽑는 입장에서 아 얘를 뽑아도 사람들과 트러블 안 일으키고 일을 주체적으로 파악해 분담하는 데에도 손발 잘 맞겠구나 생각할 수 있지.

이런 얘길 누군가가 해줘도, 그걸 상사가 해야지 왜 신입사원이 해야 하냐! 이런다. 물론 상사가 해야 하는데, 이미 성인이 된 지 오래인 이십대 중후반의 사람이 그 정도 문제해결력도 경험도 없이 뽑아주시면 시키시는 대로 부품이 되어 문제해결에 임하겠습니다... 이러면 뽑겠냐고요... 어린애들도 중고딩들도 공동의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하고 누가 분담할지 의논해서 해결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미 그런 경험이 있고 자세가 있는 사람을 데리고 팀플을 하는 거랑, 그런 마인드도 경험도 부족한 사람을 데리고 하는 거랑 너무 다르잖아.

주어진 일 이상을 볼 수 있는 안목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다들 엄청나게 분노한다. 그냥 일 더 시키려는 수작 쯤으로 간주하고 엄청 부당한 것처럼 여기는데, 그 어떤 괜찮은 회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모든 상황에서 내 일, 네 일이 명확하게 선 긋듯 나눠지진 않을 것이다. 뭘 하든 ‘전체를 보는 안목’과 ‘내 일이 아니라도 협력하는 태도’는 필요하다. 그게 꼭 자기일 끝나도 남의 일까지 무조건 다 해라, 종처럼 잔말말고 희생하며 부려 먹혀라, 이런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다. 이것도 그냥 어디서 무슨 일이든 해보면 알게 된다. 생각하지 못한 펑크가 생기고, 누군가는 그걸 막아야 하는데, 거시적 안목이 있거나 자기가 맡은 일 이상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먼저 그걸 챙기거나 막을 수 있고, 그럼으로써 팀에 더 큰 기여를 하고 더 중요한 인물이 된다. 그 사람 혼자 그러고 회사가 악질이라 일을 엎어씌우기만 하면 물론 회사가 잘못됐고 탈출해야 하겠지만, 그럴까봐 ‘저는 제 일만 딱 하겠습니다’ 하고 그 이상을 보려고도 하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멀쩡하고 좋은 회사로 가고 싶어도 회사가 거절할 인물이 될 뿐이다.

제일 좋은 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다같이 자기 일도 잘 하면서 거시적인 안목도 있고 누가 놓치거나 잘못되고 있는 것은 같이 거들어서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와, 그것을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해주는 시스템인데, 물론 이게 다 잘 돼 있는 직장은 드물 것이다. 그런 와중에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다면 ‘굳이 손해 보고 싶지 않으니 저는 제 일만 잘 하겠습니다’ 라는 사람을 뽑겠니 아니면 ... 그런 것이다. 이건 누가 인사담당이 돼도 마찬가지.


요즘 유튜브를 여럿 보다보니 이게 커뮤니티 게시판 문화보다 백만배는 더 긍정적인 것 같다.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의견과 논리적으로만 말이 되지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는 극단적 논리가 판을 치기 쉽다. 거기서 세상을 배우면 사회성 아주 폭망해버린다. 유튜버들은 대부분 현실적으로 말 되고 실용적으로 도움 될 이야기들을 한다. 그래야 구독자수가 늘고 영상이 널리 퍼지니까 확실히 내용이 질적으로 좋다. 커뮤니티에서 익명이나 닉네임을 빌려 아무 말이나 분노해서 내뱉는 분위기보다야 당연히, 훨씬, 압도적으로 좋지.

지금 ‘면접왕 이형’이라는 유튜버의 영상들을 보고 있는데, 저 각각의 내용들을 커뮤니티 댓글들이 어떤 식으로 까는지 레퍼토리가 환히 생각난다. 그 반발의 레파토리보다 결국 저 사람의 조언이, 각종 면접관들이 얘기한 기준들이 더 실용적이다. 누구라도 자신이 인사팀이 된다면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예전엔 유튜브라 하면 글로 옮기면 1분도 필요없을 내용을 억지로 늘려 5분 10분 낭비하게 만드는 이미지였다. 실제로 그런 게 너무 많았어 -_-) 그 다음에는 먹방 게임방송 톡방 등 재미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저걸 왜봐’ 싶은 컨텐츠들이 많이 보이더니, 지금은 유익한 영상들이 온갖 분야에서 넘쳐난다. 이거 참 좋네. 호잉이가 각종 게시판과 sns에서 세상을 배우던 세대가 아니라 유튜브로 세상을 배우는 세대로 태어나서 다행스럽다. 확실히 게시판과 sns로만 세상을 배우던 학생들은 사회성 면에서 완전 자기중심적이고 유아틱해서 대할 때 고민이 많았거든. 유튜브 세대는 그보다는 좀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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