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 기타 감상

이하 전부 허지웅의 칼럼.

1. '네가 싫은 건, 네가 나라서야'라는 글 중에서.

[ "나는 다자이와는 더욱더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건 아마도 내 안의 어딘가에 다자이와 같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더욱 분발해서 그와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미시마 유키오의 고백이다. 나는 이 고백이 굉장하다고 생각해왔다. 니체는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어둠 안에 머물며 심연과 눈을 마주하고 있었던 사람은 마침내 심연의 눈 안에 비친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미시마 유키오는 어느 순간 그것을 보았던 것이다. ]

칼럼을 죽 읽다가 저 고백을 읽었을 때 깜짝 놀랐다. 정말 굉장한 고백이다. 자신이 누군가를 공공연히 그토록 싫어하고서, 그 이유가 자신에게도 그 사람과 같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란 걸 깨닫고, 고백하다니.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에서.

[ 너는 어떤 이유 때문에 우리와는 일을 할 수 없다, 고 명시가 되면 서로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도저히 경위를 알 수 없는 모종의 이유 때문에 배제되고 있다는 건 당사자로 하여금 생각보다 끔찍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요컨대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사람은 먼저 무엇을 잘못했길래 그렇게 되었는지 스스로를 살피기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는다. 설명이 없으니 알 수도 없다. 해답이 없는 질문이 그치고 나면 이제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있어서 방어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말조심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이 방송사가 그토록 정권의 눈치를 보아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들의 자기 검열이 내 자기 검열로 이어졌다. 자기 검열은 하부구조로 전염되기 마련이다. ]

"자기 검열은 하부 구조로 전염되기 마련이다." 이 문장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기록해둔다. 두고 두고 곱씹으려고.

3. < 서로에게 상처주는 '정의로운 폭력' > 이라는 글에서.

[ 한국 사회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타자가 정의롭지 않을 것이라 여기는 습속이 있다. 그래서 종종 법상식을 상회하는 언어 폭력이나 명예 훼손, 신상 공개와 같은 일들이 정의롭지 않은 자들에 대한 단죄의 방식으로 집행된다. 정의롭지 않은 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폭력은 늘 떳떴하다. 가해자들은 되레 무협지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근대적 지사, 혹은 저널리즘의 보루로 스스로를 과장되게 치장한다. ]

[ 그들은 서로 끊임없이 상대가 악마임을 주장해야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그림을 그려보자면 정의롭지 않은 상상의 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두들겨 패는 것을오부터 진영의 존재 이유와 생명력 자체를 수혈받는 형편이다. ]

4. < 실패담을 경청해야 하는 이유 > 라는 글에서.

[ 그러므로 타인의 삶은 자연스레 단 두 세 마디 인상비평의 소재가 되기를 거듭한다. 나쁜 놈이거나, 착한 놈이거나. ]

같은 글에서.

[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다. 반면 실패했다고 일컬어지는 사람의 이야기는 보기 드물다. 타인의 불행과 실패를 그저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볼 뿐, 정작 전염될까봐 사유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

오버워치 디아블로 게임

1. 날이 많이 풀려서 다행이다. 어제보다 5도 높은 것만으로도 천국이다.

2. 예티사냥꾼 아케이드 게임으로 4인큐를 짜고 들어갔는데, 내가 예티였다. ?!?! 예티는 그냥 선택하는 1인큐만 되는 건 줄 알았다가 모두들 깜짝 놀람. 다같이 보이스챗 중이었기 때문에 "어? 왜 저 예티에요?!?" 라는 내 멘붕섞인 발언부터 시작해서 게임 내내 다들 박장대소 ㅋㅋㅋㅋㅋㅋ 잡아 잡아! 저쪽이다! 이런 말들도 당연히 다 들려 ㅋㅋㅋㅋㅋ 진지한 진성 게이머 성향의 K님이 "죄송합니다" 라고 할 때마다 그 말뜻이 "죄송하지만 적이므로 내가 님을 전력을 다해 죽이겠음" 이라는 뜻인 걸 알기 때문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서워! ㅋㅋㅋㅋㅋㅋ 아군일 땐 그토록 힘이 되고 든든하던 분들 이름을 빨간 이름으로 보게 되니 정말 긴장감 쩔었다. 결국 내가 졌지만, 그래도 아슬하게 마지막 고기를 하나 먹고 원시의 분노를 발동할 땐 완전 재밌었다. 다들 마을 맵 거점 안에서 바로 내 곁에 있었는지라 와르르 죽고 ㅋㅋㅋ 보이스챗으로 도망가! 도망가! ㅋㅋㅋ 이러는 거 다 들리고.

3. 디아블로 큐브런에 대해 잠시 검색해봤다가 매우 놀랐다. 인벤의 글들이었는데, 대균세팅을 하고 큐브런을 오는 유저들을 욕하고, 퀘스트 3개 이상 느린 유저들을 욕하고, 템 제대로 갖추지 않은 유저들을 욕하고.... 그런 걸 감안하고 봐주는 사람과, 초보들도 있기 마련이고 게임인데 좀 느리면 어떻고 더 해주면 어떠냐는 쪽의 사람들이 끝도 없이 싸우고 있었다. 디아블로도 미국친구들과 하고 클랜도 미국서버에 있기 때문에 나도 미국서버에 캐릭을 만들어서 키우는 중이다. 클랜원들이나 친구들 없을 때는 나도 큐브런 공방을 돈다. 나야 세팅이 되어 있긴 하지만 마법부여나 옵션 등등까지 제대로 세팅된 건 아니고, 대균열용이나 일균용 큐브런용 세팅을 따로 갖고 있지도 않고 (화합의 반지만 뺀다) 정렙 400쯤부터 다녔으며 큐브런 하다가도 정예 나오면 죽이고 죽숨 먹고, 템 나오면 모아다 갈고, 고블린 나오면 잡고, 보물방 열리면 잡고 그랬다. 디아인벤을 보니 퀘스트만 빠르게 처리하지 않고 저런 걸 하고 있는 것도 전부 노답이라고 험하게 욕하고 있었다. 체험상으로는 미국서버에서는 저런 걸로 눈치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파티원들이 보물방을 열거나 보물고블린이 나오면 tp to me 라고 채팅창에 쳐서 템을 같이 먹자고 하지. 아예 마을에서 잠수타는 경우에 두 번 투표추방하는 걸 본 적은 있는데, 그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가 빠르고 느리건 뭘 하고 있든 대부분 아무도 상관하지 않고 좋게 인사하고 플레이했다. 그래서 나는 공방 분위기라는 게 원래 그런 줄 알았지. 디아인벤 보고 나서 좀 쫄았는데, 일단 저건 아시아서버 이야기일 테니까 오버워치처럼 아시아서버에는 아시아섭 친구랑 약속잡고 만날 때 빼고는 안 가는 걸로.

그러고보니 요즘은 큐브런 공방 돌 때 내가 더 빨라서 혼자 절반 이상을 커버할 때가 있는데, 난 그래도 왜 남들이 느리냐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맵이 복잡할 수도 있고 초보일 수도 있고... 안 하고 있는 것만 아니면 어쨌거나 혼자 하는 것보단 빠르니까. 이런 면에서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게임을 해야 한다. 효율을 따지는 건 좋지만, 효율 때문에 기분나빠하고 불평하고 비난하는 사람이 끼이면 전체의 재미를 깎아내린다. 오버워치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트롤보다 트롤을 견디지 못하고 욕과 불평을 쏟아내거나 맞트롤로 대응하는 사람을 더 싫어하니까.

4. 수도사 키우던 건 그냥 중단해놓고 마법사/투검악사를 제대로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제 마법사로 어떻게 하면 1인 대균 80단을 돌 것인가를 고민중. 보석을 올리려면 클랜원과 같이 돌더라도 90이상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90-95에서도 제대로 화력을 내야 한다. R님과 같이 돌아보니 90은 안 죽고 2인 클리어 가능하고 95는 하도 죽어서 시간이 아슬하게 넘어갔었다. R님은 1인 대균 100단 도시는 분.

고로 이제 고대템을 모아야 하니 카나이 재련의 길을 걷습니다.... 재료... 모아야...

으잉 EXO





문재인 대통령 베이징 행사 참여 사진들 보다가 깜짝 놀랐다. 첸백시 참여한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사진으로 보니 넘나 낯설어 ㅋㅋㅋㅋㅋ 송혜교와 문대통령 사이의 첸.... 이와중에 이목구비 깔끔반듯하게 잘생긴 거 보고 뿌듯하다.

오버워치 겨울 이벤트 게임

1. 작년에는 이벤트를 하건 말건 그냥 인공지능/빠대만 했었기 때문에 나한테는 꽤 새로운 느낌이다. 눈 덮인 하나무라도 새롭고, 내가 얻지 못했던 작년 스킨들도 새로워보인다.

2. 할로윈 축제 때 스킨 모으면서 느낀 바가 있었다. 것이, 내가 자주 쓰지 않는 영웅 스킨을, 그것도 막 엄청
이쁘다고 느끼는 것도 아닌 걸 단지 수집욕 충족을 위해 모으는 게 그다지 만족감을 주는 일은 아니라는 거였다. 게다가 이젠 모든 영웅을 고루 잘 써보자는 생각도 거의 없어졌고, 잘 쓰는 영웅들을 한 단계 더 잘쓰는 게 목표니까, 자주 쓰는 거 아니면 스킨 있어봤자 볼일도 없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정말 원하는 것만, 이벤트 시작하자마자 크레딧으로 다 사버렸다. 작년 스킨은 파라 동상, 트레 산타요정, 토르 산타비욘, 젠야타 호두까기. 올해 스킨은 솜브라, 한조, 아나. 정크렛 새 스킨은 이뻤지만 별로 쓰는 영웅이 아니니 패스, 메이의 작년 스킨도 예쁘지만 얘도 별로 안 쓰니까 패스. 그리고 한조 새 스킨 좋긴 한데.... 흰수염으로 바꾸면서 뭔가 버그났는지 한조 입모양이 전보다 멋있지 않다. 이번 할로윈 승리포즈로 설정해도 멋진 미소가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고 바지를 내려입어서 다리 겁나 짧아보이고 어정쩡. 바지를 확 끌어올려 허리에 맞게 제대로 입혀주고 싶어진다.

3. 스프레이나 대사도 일일이 체크해
맘에 드는 건 다 모으곤 했었는데, 이것도 이젠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게임하면서 스프레이와 대사를 꼭꼭 쓰는 유형이지만, 그것도 각각 단축키 저장되는 4개씩이면 차고 넘친다. 더 필요하지도 않다.

4. 예티 사냥꾼. 메이로 플레이했고,
거의 다 지고 두번 이겼다. 예티로는 플레이 할 시도를 안 했다. 나는 우리편이 없는 거랑, 여러 명이 나만 공격하는 구도가 싫어.

5. 메이의 눈싸움. 이건 재밌었다. 다만 거의 단발사격이고 그 한 발을 맞히는 게 너무너무너무 중요해서, 아끼고 아끼고 아낀 뒤 가까이서 / 빈틈 노려서 / 정확하게 쏘아야 했다. 양팀 팽팽할 때도 있고, 원사이드하게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었다. 다이나믹하고 재밌다.

전략아닌 전략

기말고사 직후라 고1, 2들도 당분간은 좀 널럴하게 가고 싶어한다. 사람이니 당연하고, 매사 쪼아댄다고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고교 필수 단어를 쭈욱 추려 타이핑하고 시험지를 만들었다. 천천히 단어나 외우자! 학생들에게 단어 용지를 나눠주고 스무 개씩 끊어진 만큼 외워서 뜻 테스트를 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쓰면서 외우되 몇번 써라 이런 기준은 없으니까 적당히 눈에 익을 만큼 써보고, 우리의 목표는 단어의 뜻을 아는 거니까 쓰는 행동에 몰입하지 말고 뜻을 외우는 데 신경써라, 마치기 전까지 어디까지 해야하고 이런 기준도 지금은 없다, 천천히 자기 속도대로 하면 된다. 딴짓하거나 폰보거나 떠드는 건 말릴 거지만 느리거나 천천히하는 걸 재촉하진 않을 거다, 그냥 각자의 속도로 단어를 외워가면 된다… 이렇게 얘기해줬더니 모두 제각기 단어를 성실히 외웠다. 외우는 게 느린 학생은 느린 대로 성실히.

이 얘기를 옆자리 샘께 했더니 샘이 멋진 방법이라면서 하시는 말씀이

- 와 멋있다. 애들이 할 수 있는 말이 없게 만드셨네요.
- …네?
- 많아요, 힘들어요, 줄여주세요, 여기까지만 하고 놀아요, 이런 말들을 할 여지가 없잖아요.
- 아… 그렇네요. 그걸 생각한 건 아닌데.

그러고보니 그렇네(...) 애들이 놀아보자고 삐댈 구석이 없도록 완전 차단한 거랑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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