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 서비스 종료로 백업을 했는데

별 것 없는 줄 알았더만 게시물이 1500개나 있었다. 백업하면 게시물마다 하나의 폴더로 나뉘어 있어 하나하나 보기가 꽤 불편하다. 하나씩 열어보다가 이런 건 없어도 되겠다 싶은 건 지우는데, 그러다보니 보는 데만도 시간이 엄청 잡아먹힌다. 뭔지도 모르고 들고만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아마 이글루스 백업도 대동소이하겠지? 백업 후에 하나씩 볼 거 생각하면... 그땐 검색도 안 되고 카테고리별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삭제하는 것도 안 되고. 그럼 백업하기 전에 안 남겨도 되는 글을 최대한 지우는 게 좋지 좋지 않을까 싶다.

서비스 종료 소식

- 을 들었다.

와~ 이제 벗어날 수 있겠어! (?)


모두 잊어도 될 이야기라 백업하진 않으려고 했는데, 평생에 단 한 번인 임신 출산 육아 기록은 날리기 아까워서 보관하고 싶다. 나머진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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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를 잘 하진 않지만, 앞으로 뭔가 글을 쓴다면 아마 https://blog.naver.com/tefnutt 여기다 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get

get이 1형식으로 도착하다 라는 뜻으로 쓰이는 사례에 대해 수업한다. 지문에 나오면. 'to 명사' 가 이어져서 ~에 도착하다, 라고 쓰일 때가 있고, 그냥 there이나 home 같은 부사가 붙을 때도 있다. 학생들은 왜 어떤 get은 도착하다이며 어떤 get이 얻다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도착하다인 경우도 왜 어떤 때는 to가 있고 없는지를 구분하지 못했었다. 품사개념을 바로잡고 나서야 get뒤에 명사/형용사가 없으면 1형식이고, 그럴 때 뜻이 도착하다이며, 부사라서 그냥 나오는 단어가 있고 명사라서 to를 데리고 나오는 단어가 있다는 걸 이제야 이해한다.

뒤에 형용사가 오면 2형식이고 그럴 때 뜻은 되다/~해 지다. 명사 하나가 오면 목적어가 있는 셈이라 그럴 땐 3형식 얻다, 명사 두 개가 오면 IO DO인 거라 누구에게 뭘 구해주다, 명사 하나에 to부정사가 이어서 오면 목적어에게 to부정사 하도록 시키다/하게하다. 그러나 사역동사는 아니므로 OC자리에 동사원형 쓰는 애들이랑 헷갈리지 말 것.

turn도, grow도 1 2 3형식으로 다르게 쓰이는 경우를 알려주고, function처럼 같은 형태가 명/동으로 각각 쓰이는 경우도 알려주고, make도 3 4 5형식으로 제각기 다르게 쓰이는 경우를 비교해준다. used가 조동사인 경우와 수동태의 일부인 경우, 그냥 과거분사로서 명사를 수식했을 경우, 분사구문인 경우도 구분할 수 있게 명료하게 대비해서 가르친다.

이미 고1~2 수준의 모의고사를 풀어낼 수 있는 학생들이고 모든 문법을 이미 다 배워서 문법수업을 특별히 따로 (예를 들면 오늘은 동명사를 배워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가르칠 필요가 없다. 그런 레벨인데도 이렇게 수업하고 나면, 이런 걸 배운 건 처음이라고 했다. get의 뜻은 다 배웠지만 언제 왜 저렇게 되고 어떻게 구별하는지, 애초에 구별을 해야하는지조차 배운 적이 없다고. 심지어는 surprised가 동사의 과거형일 수도 있고 pp일 수도 있다는 걸 굳이 비교하며 구별해가며 배운 적도 없다고 했다. 기존 선생들이 전부 사기꾼이었을 경우를 배제하면, 아마 저걸 나만큼 강조하며 가르친 사람이 없어서 애들 기억에 인상적으로 남지 못하고 잊혀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개중엔 사기꾼도 섞여 있었던 듯하다. satisfy 뜻이 만족하다예요 만족시키다예요? 두 뜻이 무슨 차이가 있어요? 라고 물었는데 둘다된다 똑같다 라고 하고, 그럼 왜 꼭 수동태로 써야해요? 라는 질문에 몰라 영어가 그래, 라고 대답했다는 선생님은... 애들 말이 사실이라면 태만에 의한 사기꾼인 셈이지.

정서

탑건, 슬램덩크, 타이타닉 등에 대해 다시 열광하는 정서를 다룬 칼럼을 읽었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2100300035#c2b 주소는 여기


[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는 변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감독인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말처럼 < 더 퍼스트 슬램덩크 > 는, 이 작품이 처음 등장한 시절의 초심을 잘 살려내고 있다. 그가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명랑만화의 과장된 표정이나 말투, 학원 폭력물의 어쭙잖은 액션이 아니라 농구에 대한 진심, 결점을 이겨내는 열정의 힘이었다. 이런 움직임은 20년이 훌쩍 넘은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재개봉에서도 발견된다. 사람들은 단순히 이야기를 즐기는 게 아니라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끝난다’(슬램덩크), ‘나는 세상의 왕이다’(타이타닉)라고 소리치던 정서와 다시 접촉하고 싶은 것이다.3D, 4D로 즐길 만큼 기술은 발전하고, 식사를 하거나 누워서 볼 수 있을 만큼 영화관 시설은 고급화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영화에서 얻고 싶은 것은 훨씬 더 단출하다. 지금 여기에 없는 열정, 낭만, 기대를 다시 체험하고 싶은 것이다. ]

뻔한 스토리라도, 몰입해서 저 정서를 체험할 수 있다면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정신건강에, 정서의 건강함에 도움이 된다. 로스트아크의 영광벽은 정말 모두 입을 모아 뻔하고 진부한 스토리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걸 처음 접했다 쳐도 10캐릭 이상 스토리를 밀다 보면 같은 얘길 10번 보는 셈이니 감동도 처음같지 않다. 그런데도 새 스익이나 새 캐릭으로 영광의 벽 스토리에 진입하면, 새 시대에 대한 실리안의 연설을 들으면 여전히 울컥하는 부분들이 있다. 광기의 축제 때 모두가 도와주러 달려오는 그 순간도, 처음만이 아니라 항상 눈물을 뽑아낼 만큼 여전히 감동적이다. 꼭 신선하거나 새롭거나 창의적인 이야기가 필요한 게 아니다. 새롭든 새롭지 않든 진부하든 반복되었든 저런 정서의 자극은 여전히 가치있다.

영화는, 셋 다 보고 싶었는데 하나도 못봤지. 주말에 짬을 내면 못 갈 것도 없는데, 아직은 영화보는 것보단 로아하는 게 재미있다.

다음 블로그 서비스가 종료했길래

백업하지 않고 그냥 통째로 버리려다가... 하이큐 MMD주소들을 거따 모아놓은 게 생각났다. 일본어라 찾기도 어려운데 그걸 다 다시 봐가며 내가 좋아하던 영상을 골라내는 데 다시 시간을 쓰진 않을테고, 그 주소목록을 잃어버리면 그냥 영영 다시 안 보게 되겠는데? 그래서 백업을 해서 압축파일을 풀고 하나하나 기록을 다시 보면서 쓸데없는 것은 지우고 남길 자료만 골랐다. 그쪽도 게시물이 1500개는 되는지라 다 보진 못했지만 MMD주소들은 다 건졌고, 이런 저런 책 메모들이나 사용할 일 많은 정보들을 좀 추려둔 게 있어서 그것도 잘 갈무리해 두었다. 그리고 오버워치를 처음 시작하던 때 세 줄 네 줄짜리 짧은 감상들을 남기던 기록들을 찾았다. 진짜 오래됐는데, 6년 전인가? 그런데도 그 때의 짤막한 기록들을 보니 내가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무슨 일로 그렇게 좋아했는지, 왜 그렇게나 행복해 했었는지 고스란히 생각이 나서 좋았다. 이런 기록들을 잃을 뻔 했었네. 사실 긴 글들을 아무리 고심해서 썼어도 그런 걸 날리는 건 별로 아깝지 않다. 그보다 그 순간의 신나는 기분이 담긴 두 세 줄 짜리 기록들이 이어지면서 그 시절 그 나날을 되살릴 수 있는 흔적들, 그런 것들이 오히려 날리면 아까운 기록들이다. 백업하길 잘했어. 하이큐 MMD보다 이쪽을 잃지 않은 게 더 다행이다. 아직 안 본 1300개쯤 되는 글들은 대체 뭘까? 그쪽엔 글다운 글을 쓰진 않았으니 아마도 요리 레시피, 게임 공략, 게임 스샷과 재밌었던 판에 대한 주절거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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