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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 게임 게임

빠대에 들어가서 사람이 차기를 기다리는데 왠지 별 하나인 사람 두 명에 10레벨도 안 되는 사람 셋, 이런 식으로 사람이 차고 있었다. 불길해서 게임을 나가고 다른 팀으로 들어가봤는데, 분명 다른 닉네임인데 거기도 별유저 하나둘에 나머지는 죄 10레벨도 안 되는 플레이어... 무슨 일이지? 피시방 북미계정 막히면서 유저들이 북미계정을 새로 샀나? 아니면 북미에서 오버워치 할인판매 행사를 했나? 어쨌건 빠대를 10레벨조차 안 되는 유저들과 하면 복장터질 게 분명한 고로 오늘은 쭉 봇전을 돌렸다. 문제는 봇전도 마찬가지라는 것. 오후에 평소 같이 봇전 돌리던 아는 닉네임의 유저들과 할 땐 괜찮았는데, 아까 밤에 할 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겐지유저 w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매칭되는 사람들이 죄다 초 저레벨이거나 오버워치에 대해 거의 모르는 것 같은 그런 플레이어들. 심지어 내가 버그로 튕긴 동한 한 판 했던 w님 왈, 중수봇전을 졌다고 한다. 아무리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못해도 중수봇전을 질 수가 있나 싶었는데 바스티온 딸 수 있는 영웅들이 있었음에도 아무도 바스티온을 따지 않아서 망했다고 (...) 그리고 내가 참여했을 때 같은 멤버구성이라고 했다. 과연 픽을 보니 하나무라 수비인데 시메 시메 겐지 겐지 메이... 뭐랄까 내가 중수봇전을 초저레벨 분들과 하면 솔져나 루시우를 골라 혼자 다따다시피해서 이기곤 했는데, 그래도 이번엔 w님이 있으니까 w님과 내가 다 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힐딜을 모두 할 수 있고 바스티온이나 포탑도 딸 수 있는 아나로. 우선순위는 w님을 살릴 것, 다른 팀원을 살릴 것, 그리고 딜을 할 것. w님이 죽으면 딜할 사람이 없고 다른 팀원이 죽으면 어그로가 나에게 집중되니까. 결과적으로, 제대로 아나 훈련이 되는 판들이었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겐지를 계속 치료하고, 포지션 개념이 없는 팀원들을 하나하나 찾아 치료한 다음에, 적에게 힐밴 먹이고 재우고 쏘고... 그리고 킬딜은 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킬딜금은 당연히 w님 겐지고, 킬딜은이 아나인 나. 모스트인 다른 영웅들에 비해 나는 아나 플레이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 자신이 없었는데 이런 조건에서 몇 판 하면서 기량과 자신감이 다같이 왕창 오른 것 같다. 66번 국도 수비 하면서도 팀원이 위도우 위도우 아나 아나(나) 한조(w님) 트레이서 였나? (...) 이것도 둘이서 다했다. 아나로 내가 화물 비벼서 멈추고 힐밴에 딜에 수면총을 쏴대면서 적들 잔뜩 몰려온 화물에서 안 죽고 버텼어! 이거 좀 자랑스러웠다. 하면서도 스스로 대박이라고 느낌. 안 죽고 비비며 하나 둘 자르는 건 되어도 다 처치는 무리고 누가 이 적들을 좀 없애줘야 되는데 당연히 한조밖에 믿을 사람이 없고 매우 자주 용들이 날아와 싹쓸이해 주었다. 나도 궁차면 한조에게. 킬딜을 우리가 집중적으로 하니까 궁도 엄청 빨리참. 봇전인데 첫번째 경유지에서 멈추고 이겼다. 도라도 수비의 경우엔 탱커가 필요한데 팀원을 전혀 기대할 수 없으니까 w님이 라인하르트 내가 아나. 볼스카야/하나무라/아누비스 공격에서도 적 바스티온과 토르비욘 포탑이 나오면 내가 아나로 깨거나 w님의 한조로 깨야 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 두 사람만 멀쩡해도 캐리가 되긴 되는구나. 그리고 아나가 정말 정말 실력이 좋으면, 아나로도 캐리를 할 수 있겠구나. 거점으로 들어온 적 6명을 거의 혼자 다 땄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잘만 하면 솔져보다 아나로 캐리하는 게 더 나을지도... 그리고 하나무라 수비는 w님의 겐지 하나와 내 시메트라 하나로도 다 막아졌다. 심지어 모두 리스폰 지역에 가고 거점에서 내 시메 혼자 적들 3명 + 시간차로 들어오는 3명을 계속 끊어내며 버틸 수도 있었다. 볼스카야 공격에서는 팀원이 바뀌었는데, 이번에도 거진 10레벨이 안 되는 분들이었다. 막상 해보니 의외로 이쪽이 더 기본은 해주어서 앞서의 팀보다 도움이 되었다. 만약 이런 매칭을 나 혼자 계속 감당해야 했다면 걍 게임을 껐을 것이다. 믿을 만한 딜러인 w님이 있었으니까 할만했던 것 같다.

저런 환경에서 아나 수류탄은 반드시 힐밴으로 써야 다수의 적을 상대할 수 있었고, 매 싸움마다 수면총으로 하나를 반드시 재워야 했고, 탄 손실없이 최대한 적들을 적중시켜야 했기 때문에 아나 연습하기엔 굉장히 좋았다. 역시 절박해야 잘돼. 절박하니까 수류탄, 수면총 쿨 돌아오는 거, 궁게이지 차는 거 빠릿빠릿하게 사용하고, 궁도 한 번도 실수없이 전부 w님께 정확하게 주고, 내 피관리 해가며 몸사리고 힐밴과 치료를 동시에 할 각을 만들어 수류탄 던지게 되더라고. 절박하니까. 그동안 ‘이런 플레이 해봐야지’ 해놓고 막상 할땐 잊고 쿨 다돌았는데도 기술 안 쓰고 놀려두고 했던 건 역시 안 절박해서였다. 팀원 구성상 내가 계속 아나를 할 수밖에 없긴 했지만, 나는 아나 연습이 되어 만족하고 있던 중에 w님이 힐러를 고르면서 내게 싸우라고 권했다. 아! 진짜 너무 매너있지 않습니까? 감동이야. 내가 이래서 w님을 좋아해! 서로 대화 한 마디 없던 때에도 게임 돌리다보면 계속 마지막에 픽하거나 힐탱 없는 거 해주거나 하는 거 보고 남들 조합에 맞춰주려는 모습이 있어서 그게 참 멋있었는데. 내가 같이 게임 돌릴 때 여러 영웅을 고루 선택하는 편인 걸 w님도 알고 있을테고, 내가 계속 힐러를 해야하는 상태니까 대신 힐러 맡아주려는 거였다. w님의 아나는 나보다 낫고, 내가 솔져를 하면 둘만으로도 지지 않을 만큼의 킬딜을 낼 수 있긴 할 것이다. 그러나 아나 연습된다고 좋다고 계속 아나로 했다. 아나도 루시우와 더불어, 내가 다른 것보다 아주 잘 다루고 싶은 영웅이다. 잡는 사람이 어디까지 다룰 수 있느냐에 따라 잠재력이 어마어마해. 루시우의 벽타기로 할 수 있는 실전에 도움되는 플레이를 알고 나서, 그리고 류제홍의 아나를 알고 나서, 오버워치에서 내게 가장 매력적인 영웅이 루시우-아나가 되었다.

딜러 중에선 솔져, 리퍼, 맥크리, 솜브라를 쓰는데, 솔져를 가장 잘 쓰지만 에임 훈련을 더 해야하고, 리퍼를 그 다음으로 잘 쓰고, 리퍼는 딱히 뭘 더 연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맥크리는 에임 연습 필요. 솜브라는 해킹, 힐팩해킹, 위치변환기, 은신, 패시브 기능까지 모두 원활하게 충분히 활용할 때까지 익히고 싶다. 아직 멀었다. 이것도 절박하면 잘 될까? 내가 절박할 것 같은 팀일 때 솜브라를 꺼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솜브라와 겐지가 나란히 서 있는게 어쩐지 비주얼 면에서 맘에 들어서 혹시 둘이 상호대사가 있나 찾아봤더니 이런 게 있다.

솜브라 : 내가 너에 대해 알아낸 게 뭔지 알면 놀랄걸? 작은 새.
겐지 : 난 과거의 나를 받아들였다. 네 위압은 신경 쓰이지 않아.

뭐니 스토리북 한권 꽉차게 나올 것 같은 저 대화는? 그보다 겐지 과거 별명이 작은 새라니 귀엽잖아!

팀에 메르시가 있어서 젠야타를 골라 1.5힐 체제라는 느낌으로 힐딜 반반 플레이할 작정이었는데 내가 눈이 삐었는지 출발하고 나서 보니까 팀에 아나도 있었다. 아나-메르시-젠야타 3힐?! 그래서 조화구슬은 시야 안에 들어오는 피 깎인 아군 아무나에게 번갈아 붙이고 딜러빙의해서 딜넣는 데 집중하였고 위 캡쳐가 그 결과 ㅋㅋㅋㅋㅋㅋㅋ 팟지 먹음 ㅇㅇ

봇전 맥크리 계속 자주 꺼내야겠다. 훈련장에서도 계속 굴려야지. 맥크리 잘할 때까지 계속 해야지!! 크리스마스 스킨 제외하고 맘에 드는 맥크리 스킨이 바로 저 하얀색 스킨. 그러고보니 맥크리는 궁각잡기가 너무 어렵다. 파라궁각보다 더 어렵다.

이건 오늘의 마지막 게임이었던 볼스카야 공격. 모두들 잘 해줘서 깔끔하게 끝났다. 내 아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날의 기념 스샷.

+ 상호대사 찾다 발견한 것.

솜브라 > 오늘 계획은 뭐야, 게이브? 게이브라고 불러도 괜찮지? 응?
리퍼 > 임무에 집중해...

리퍼 > 임무에 집중해라. 솜브라...
솜브라 > 글쎄, 누군가는 그 꼼꼼한 계획이 생각대로 안 풀릴 땔 대비해야 한다고.

리퍼 > 딴 데로 새지 마, 솜브라...

뭔데 이 상호대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져가 하나아빠 기믹으로 어울리는 것처럼 리퍼도 솜브라 보호자 기믹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217 게임 게임

친추된 플레이어가 초대해서 봇전에 들어갔는데, 봇들이 잘해도 너무 잘해서 막 A거점 먹히고 그랬다. 놀라서 이게 정말 중수봇 맞냐고 했더니 Hard였음^^.... 늘 중수 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 정크랫, 메이, 이런 영웅 연습해보다가 밀리길래 결국 맥크리나 로드호그, 자리야 등 어느 정도 쓰는 걸로 바꿨는데도 밀려. 그래서 디바, 리퍼처럼 더 잘쓰는 걸로 바꾸고… 마지막엔 루시우와 솔져로 플레이했다. 고수봇 열라쎄. 내가 제일 잘하는 거 꺼내와야 할만하더라. 할리우드 A거점 먹힐뻔한 거 추가시간 잡은 게 가장 끔찍했는데, 우리편 1~3명이 비비고 적들은 전멸이 안 되고, 리스폰돼 돌아온 아군들이 합류할 때쯤에 비비던 아군은 죽고 하면서 정말 몇분이나 추가시간 무한지옥에 빠졌었다. 빠대도 이거보다 징글징글한 판은 없었어!!! 차라리 A거점 주고 화물을 막자 싶었지만 끈질기게 살아남아 바톤터치하듯 비비는 아군들이 보이는데 원힐 루시우가 안갈 수도 없고 훗… 봇전임에도 진짜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그리고 놀라웠던 거. 고수봇은 다들 에임핵 수준이라는데, 모두들 그렇게 에임이 정확해지자 가장 무서웠던 영웅이 솔져였다. 고수봇전 돌리는 내내 솔져의 위치를 파악하고 쏘는 거 피하고 먼저 옆을 치든 뒤를 치든 정면대결 아닌 방향에서 죽여야 하고, 못 죽였으면 도망이라도 잘 가야해. 솔져가 에임만 잘잡으면 그렇게 무시무시한 영웅이란 걸 오늘 처음 알았다.

팀운 게임

남탓충
중재하는 유저 와 관련된 글.

빠대 100판 이기고 100판 져보니까 느끼는 게, 팀운은 많이 할수록 좋은 거나 나쁜 거나 서로서로 상쇄된다는 거였다. 우리팀에 있는 트롤은 적팀 트롤보다 잘 느껴지고, 적팀에 트롤 있었던 판은 몰라도 우리팀 트롤 있었던 판은 잘 기억에 남고,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적팀 조합 좋았을 때와 우리팀 조합 망했을 때가 기억에 잘 남는다. 쉽게 이긴 판에 대해서 이긴 이유를 분석하지 않고, 적이 모두 압도적으로 잘 했을 때도 진 이유를 분석하지 않지만, 아슬하게 진 경우엔 우리팀 구멍이 아쉬워진다. 그래서 할수록 팀운 나빴던 기억들이 강해지기 쉽다.

만약 개인 성향 상, 잘 됐던 판, 조합 좋았던 판, 트롤이나 구멍이 없었던 판, 상대보다 우리팀이 실력이 좋아서 쉽게 이겼던 판 등등이 더 잘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면 스트레스도 적고 매우 좋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엔 그런 건 기록을 해서 기억으로 새기고, 별로였던 판은 기록하지 않거나 내가 고칠 점 빼고는 아예 생각하지를 않아서 빨리 잊혀지게 만든다. 만약 기록하지 않고 의도없이 기억을 내버려두면 성향상으로는 잘 안 됐던 판, 불만이 있었던 판이 더 기억에 남는다.



오버워치에 관한 글들을 읽다보면 ‘팀운’은 뜨거운 감자인 주제다. 나야 빠대만 하니까 기분과 연결될 뿐 팀운이 별로 중요할 게 없지만, 경쟁전을 하게 되면 달라진다. 승리를 해야 점수가 올라가고 패배를 하면 떨어진다. 만약 게임을 많이 하지 않는다면, 그러니까 열 판 정도만 한다면 팀운은 승패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레벨차이가 너무 크게 짜였거나, 트롤이나 패작러가 있었거나, 심지어 상대팀에 고수의 부캐가 있거나, 이런 이유로 패배하면 당연히 매우 억울하다. 팀운이 나빠서 졌고, 그 때문에 점수가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오버워치는 6명이 최대한 자기 몫을 다하고 시너지를 내야하는 게임이고, 같은 실력 대끼리 매칭되는 마당에 트롤이나 구멍이 끼어 5:6게임이 되어버리면 한 명이 잘한다고 이기기 어려운 구조이다. 사람이 그런 게임들을 하면서 ‘팀운이란 어차피 상쇄된다’, ‘실력만 되면 올라갈 수 있다’, ‘내가 고칠 점을 찾자’고 생각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팀운이 억세게 나빠서 억울한 패배를 계속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을 200판, 300판, 400판 돌릴 거라면 팀운의 영향은 서서히 사라진다. 그 모든 팀운의 확률은 모든 유저에게 동일하고, 판수가 늘어나면 아군이나 적군이나 트롤이 걸리는 확률싸움에서는 점점 비슷해져간다. 오버워치가 한 명이 캐리하는 게임이 아니라 6명이 협력할수록 잘 되는 게임인 건 맞지만, 각 팀 6명씩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야되고 하나라도 빠지면 바로 불리해지는 만큼 한 명이라도 상대팀 동일 포지션보다 월등히 잘할 경우 그 팀은 승리할 가능성이 확 올라간다. 팀운 나쁠 확률이 상대팀에게도 유효할만큼의 판수를 반복하면, 그리고 자신이 그 단계에서 2-3인분을 할 정도로 실력차가 나면 승패에 영향을 주고 점수가 오르며 다음 단계로 올라간다. 이걸 증명하는 사례들은 아주 많다. 가장 아래 단계에서 상위 단계까지 쭉 뚫고 올라가는 플레이어도 많고, 이미 고수인 사람이 부계정을 돌려 낮은 단계에서 시작해 다시 자기 단계로 쭉 올린 경험담도 많다. 이 사례들이 바로 ‘자기 실력이 좋으면 팀운이야 어쨌건 자기 단계로 간다’는 걸 보여준다. 이걸 모두 아는데도, ‘팀운이 아니라 실력이다’라는 말엔 여전히 언제나 반발이 많다.

여기서 실력이 좋다는 것은 ‘우리팀 딜힐탱 조합이 정석적으로 짜여지고 1인분씩만 해주면 이길 수 있는 정도’ 가 아니라 ‘우리팀 조합이 정석도 아니고 구멍이 날 경우에도 그 손실분을 최대한 메꾸고 남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정도’ 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그래야 정석조합이 나오면 너끈히 이기고, 정석조합이 아니고 구멍이 생겨도 무너지지 않으니까. 모든 재료와 요리도구와 환경이 다 갖춰지면 멋진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사와, 재료도 부족하고 도구도 부족하고 환경도 부족해도 그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아주 괜찮은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사 중에 누가 더 실력이 있을까? 둘 다 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버워치 경쟁전에서 요구하는 실력은 후자다. 조건이 부족해도 상대적으로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실력이 필요한 것이다.

시즌 3이 곧 끝난다고 한다. 시즌 4에서는 나도 경쟁전을 플레이할 생각인데, 분명 저 팀운 문제를 겪을 것이다. 왜 자꾸 이런 이상한 애들만 걸리지? 왜 아무도 힐탱을 안 하려고 해. 왜 파라가 떴는데 솔맥하는 애가 없어. 바스티온 있는데 견제할 애가 왜 아무도 없냐. 왜 힐도 못하게 자꾸 구석에 들어가서 싸워. 왜 저 아나는 원힐이 딜만 하냐. 등등. 빠대에서는 판수가 어느 정도 늘고 나서부터는 팀운이란 게 그게 그거다 느끼고 불만이 적어졌다. 팀운 나쁜 판에서도 이 상황에선 그나마 무엇을 하면 가장 나을까를 생각하고 있다. 아무도 힐탱 없으면 내가 힐을 하고, 힐 있는데 탱이 없으면 내가 라인 하고, 파라가 떴는데 내가 힐탱이 아니면 어차피 팀에 이미 솔져가 있거나 내가 솔져일거고. 내가 원힐 루시우면 젠야타나 아나를 골라 파라/바스티온 따려고 해보고.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팀운 나쁜 판에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지금 이 조건에서 뭘 어떻게 하면 될까 계속 생각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애초에 내가 원힐러 루시우로서 파라/바스티온 못 따는 팀을 겪었으니까 힐러로 걔네 따는 방법을 검색해본 것이다. 만약 팀에 늘 걔네를 딸 픽을 골라오는 딜러가 있었다면 내가 그럴 생각 자체를 안 했겠지. 그리고 조합이 망한 팀에서 솔져, 루시우, 아나가 정말 필요하다는 걸 많이 체험했다. 아군에게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땐, 최대한 내가 딜힐 다 넣고 화물이나 거점도 안 죽고 비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루시우 벽타기를 연습하고, 낙사시키는 각도 연습하며, 아나 스킬들도 다 연습한다. 좋은 팀을 만날 땐 이 모든 필요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하던 대로에서 조금만 더 잘 해도 이기니까. 별로인 팀을 만나 고전을 했기 때문에 저 온갖 스킬들이 실전에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아무도 안 해서 내가 루시우를 하는 게 아니라, 연습한 스킬들을 실전에 쓸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먼저 루시우픽을 한다.

이제 중수봇전은 레벨 2, 3인 플레이어들과 해도 아무 불만이 없다. 여차하면 그냥 내가 솔져로 다 잡아주면 된다. 빠대도 처음과는 달리 이제는 불만이 거의 없다. 지금도 내 솔져와 내 루시우로 더 나아질 부분이 한참 보이는데 이러고 졌으면 팀원을 잘 만나야 되는 게 아니고 내 솔져 에임을 더 연습하고 루시우 무빙을 더 연습할 일이다. 게임이해도와 실력이 올라가니, 그 아래 단계로 전개되는 게임은 고민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쉽게 느껴진다. 다같이 잘하면 좋지만, 현실에 이상이 강림할 수 없는 한 필요한 건 열악한 상황에서 내 플레이를 가능한 한 향상시키는 것이다. 판판마다 점수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제도인 경쟁전을 막상 시작하면 그 부담감과 불만으로 나도 투덜댈지도 모르지만, 마음에 여유가 있는 한 쭉 기억하고 싶다. 내가 패배한다면 비록 그 날 그 게임의 팀운이 나빴더라도, 그 상황에서 고를 수 있는 영웅들을 더 손에 익혀놓자고 생각하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중재하는 유저 게임

남탓충 과 관련된 글.

6명인 팀에서 A가 힐러인데 힐을 제대로 못했다, 그리고 딜러 B가 그걸 탓하고 나섰다. B가 불만이 있어도 조용히 넘어가는 게 베스트지만 탓하는 사람은 자주 나온다. 그럴 때 가끔, ‘겐지가 계속 아나님 물더라고요, 제가 윈스턴(겐지 따는 캐)할게요’ 하면서 A의 부족한 플레이를 두둔해주고 자기가 그 문제를 메꾸려 하며 A, B 둘 다를 기분 좋게 다독이고 분위기를 살리는 플레이어가 있다. 그게 팁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어떤 이들은 ‘그렇게까지 하면서 게임해야 하냐’고 반발한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착하고 보살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것이 전략적으로 승리하기 좋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게임 하기 싫으면, 남탓이 발생해 분위기가 망한 판에는 그냥 망한 대로 하든지 지면 된다. 그러기 싫으면 누군가 일으킨 부정적 감정을 만회할 행위가 필요하다. 이걸 할 수 있게 되면 당연히 승률에 영향을 미친다. 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한 그것은 ‘전략’이 된다. 승률 상관없고 그냥 즐겁게 유희로서 게임을 하려는 경우에도 중재를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게임이 즐겁게 끝난다. 문제는 저 전략을 사용할 능력이 되느냐이다. 저 전략을 사용할 수 있으려면, 아군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도 그 사람을 비난하고픈 욕망이 적어야 한다. 게임 내에서 아군들이 각각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고, 카운터픽을 비롯해 게임 흐름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하고, 여러 영웅을 사용할 줄 알거나 구멍을 메꾸려고 시도라도 할만한 실력은 있어야 한다. 즉 저것도 실제 게임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멘탈관리도 잘 되어야 쓸 수 있는 전략이라는 얘기. 그 사람이 실제로 착한지 아닌지, 실제 인간관계에서도 중재를 하는 사람인지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버워치에서 중재하려는 사람이나 팀 분위기를 살리려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내가 게임하다가 만난 플레이어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협력 플레이가 잘 되는 경우이거나 아니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나도 가능하다면 그런 플레이어가 되고 싶은데, 나는 저 전략을 쓸 능력이 부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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